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곤혹 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김상조 위원장이 ‘2018년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 발표 도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대기업 집단 지정현황 발표때
LS명예회장 별세도 확인안해
유진그룹 총수도 긴급히 수정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대기업 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하면서, LS·유진그룹의 총수(동일인)를 잘못 기재하는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LS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016년에 별세했지만 반영하지 못했고, 유진그룹은 올해 처음 신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확인 절차가 없었다. 지난 2월에도 SK케미칼의 사명 변경을 인지하지 못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얼빠진 공정위’라는 눈총을 사고 있다.
공정위는 1일 오후 LS그룹의 동일인을 구태회에서 구자홍으로, 유진그룹도 최종성에서 유경선으로 수정한 자료를 2번에 걸쳐 재발표했다. 이미 구태회 LS 명예회장이 노환으로 별세했음에도 불구하고 확인 없이 자료를 발표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언론사에서 정정 요청을 할 때까지 공정위는 전혀 몰랐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미 지난해 발표된 자료에 LS그룹의 동일인을 구자홍으로 올바르게 표기한 바 있다. 또 유진그룹은 올해 대기업 집단 지정에 메리츠금융, 넷마블과 같이 신규 지정됐지만, 동일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대기업 집단의 공시 위반 사례는 엄중하게 감시하면서도, 자신들의 오류에 대해서는 단순 실수로 치부해 내부 보고 없이 덮으려는 공정위의 의도가 감지된 것이다. 관련 오류가 발생했을 당시 담당 국장, 사무처장, 부위원장은 사태 파악도 못 하고 있었다.
‘어이없는’ 단순 실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공정위는 SK케미칼이 지난해 12월에 회사 이름을 SK디스커버리로 바꾼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이전 회사 명의로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을 했다. 검찰에서 고발 대상 법인명이 틀렸다고 공정위에 시정을 요구할 때까지도 공정위 내부에서는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든든한 공무원 조직이 뒷받침돼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공정위의 ‘무사안일’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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