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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03일(木)
인어가 살던 곳은 어딜까… 이탈리아 두 도시의 ‘元祖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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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 출신 19세기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율리시스와 세이렌들’(1891) CNN 캡처
나폴리 “파르테노페 무덤 있어”
벤토테네 “그림 속 새의 서식지”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의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전쟁에서 승리하고 고향으로 향하던 중 세이렌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 돛대에 자신을 묶고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게 했다. 아름다운 여성의 상반신과 물고기 또는 새의 하반신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는 전설적 존재 세이렌은 아름다운 외모와 노랫소리로 선원들을 홀려 죽음에 이르게 했기 때문이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 등 수많은 문학작품의 모티브가 된 세이렌의 고향이 어디냐를 두고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이탈리아 두 지역이 인어의 흔적을 좇는 관광객들을 유혹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나폴리와 나폴리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화산섬 벤토테네다. 두 지역은 모두 오디세우스가 세이렌과 맞닥뜨린 곳이 자신들의 지역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나폴리는 도시 곳곳에 적힌 ‘파르테노페’를 근거로 든다. 그리스어로 ‘처녀’를 뜻하는 파르테노페는 세이렌 가운데 한 명의 이름으로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유혹을 뿌리쳤을 때 그 수치심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무덤이 나폴리에 있고 나폴리에선 해마다 그를 기리는 횃불경주가 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리는 이를 근거로 “세이렌 고향은 나폴리”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나폴리가 파르테노페를 기반으로 한 역사를 가진 것은 맞다. 1799년 프랑스 혁명군이 나폴리를 점령한 뒤 이 지역은 약 6개월간 파르테노페 이름을 딴 파르테노페아 공화국으로 개편됐고 나폴리 사람들은 지금도 스스로 파르테노페안이라고 부르며 자랑스러워한다.

벤토테네는 섬에 머무는 바닷새 앨버트로스(신천옹)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말한다. 벤토테네는 나무가 거의 없고 평평해 새들을 위한 완벽한 섬으로 불린다. 실제로 이 섬은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철새들이 쉬었다 가는 곳으로 현재 멸종위기에 놓인 앨버트로스도 다수 볼 수 있다. 특유의 날카로운 울음소리로 유명한 앨버트로스는 반인반어(半人半魚)뿐 아니라 반인반조(半人半鳥)의 모습으로도 전해지는 세이렌의 후예로 잘 알려져 있다.

벤토테네의 한 리조트 대표 안토니오 산토모로는 “전설에 따르면 세이렌은 이곳 벤토테네의 뾰족한 바닷가 바위 위에서 종일 노래를 부르며 희생자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며 “같은 곳에 앉아 독특한 소리로 우는 앨버트로스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현재 나폴리는 파르테노페 무덤이 있었다고 알려진 카스텔 델로보성 등을 관광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벤토테네도 세이렌이 종일 앉아 있었다는 바위와 새들을 구경하는 보트 투어 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두 지역의 인어 전쟁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것으로 실제로 인어, 세이렌의 흔적을 찾으려는 이들이 모여들고 있다. 나폴리의 한 호텔 주인 알폰소 카푸토는 “세이렌 전설로 우리 지역이 더 특별해지고 아름다워지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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