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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03일(木)
노벨상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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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놓고 벌써 해외 도박사들의 예측 경쟁이 치열하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렸고, 5월 말 미·북 정상회담이 큰 성과를 거둔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영국의 대표적 도박사이트인 래드브록스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1위 후보로 남북 정상을 꼽고, 2위로 트럼프 대통령을 거론하지만, 미·북 회담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핵과 미사일 위협을 없애고 평화를 이룬다면 이들 정상의 수상 자격은 충분하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벨 평화상을 타시라’는 이희호 여사의 축전을 받고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타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화가 상이다(peace is the prize)’라는 글귀와 함께 사진을 올려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지자들은 트위터에 ‘#NobelForTrump’ 등의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했다.

가장 정치적인 상이라는 평가도 받는 노벨평화상은 세계 평화와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한 개인과 단체에 주어지는데, 가끔 수상 자격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어왔다. 지난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의 주역인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화해와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는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년), 우드로 윌슨(1919년), 지미 카터(2002년), 버락 오바마(2009년) 4명이 노벨평화상을 받았는데, 취임 직후에 받은 오바마는 아무런 한 일도 없는데 상을 주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폐기를 이뤄낸다면 국내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역대 어느 평화상 수상 미국 대통령보다 큰 업적을 남기는 셈이다. 올해 11월 중간선거와 재선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장소를 싱가포르, 제네바 등을 검토하다 갑자기 판문점을 앞세운 데는 노벨상을 위해 최상의 극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생각도 작용했을 것이다. 4·27 ‘도보다리’ 위 정상회담이 인상 깊었던 것 같다. 북핵 폐기가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한 번에 해결될 일이 아닌데 상을 너무 의식하다 보면 자칫 본안을 소홀히 할 위험성도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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