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권 바뀌자 ‘문제 없음 → 분식회계’ 금감원의 코드 處世

금융감독원이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조사 결과를 통보하자, 다음날 해당 회사가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핵심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4년 간 당기순이익 적자를 벗어나 1조9000억 원 흑자로 돌아선 배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반영한 결과이며, 외부 회계법인과 공인회계사회의 검토를 거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금감원은 허위로 부풀렸다고 주장한다.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본질은 간단하다. 우선, 정권 교체를 전후해 ‘결론’이 뒤집혔다는 것이다. 확인되지 않았던 부분이 나타났다고 하는데, 180도 입장을 바꿀 정도로 명쾌하지 않다. 다음으로, 회계처리 변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위법 등 결정적 하자는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심사 착수 후 1년여 지났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요컨대 내용은 그대로인데 결론만 뒤집힌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코드 결정’ 우려다. 금감원은 2016년 12월 참여연대의 분식회계 의혹 제기에 ‘문제 없음’으로 회신했다. 탄핵과 촛불 열기가 한창일 때였다. 당시 그런 주장 배경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지만, 시점만 따져봐도 설득력이 없다. 새 정부 요직을 장악한 참여연대가 ‘삼성’을 겨냥한 조치로 비친다. 해당 회사는 ‘회계 사기’ 낙인이 찍혔다. 주가도 폭락했다. 금감원의 코드 맞추기 처세(處世)가 기업 발목을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