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료기업 3000억 투자’ 없던 일로… 머쓱해진 광주

美 본사 “투자 계획 없다”
허술한 행정처리 도마에

광주시가 지난 2월 글로벌 의료기업 메드라인이 광주에 3000억여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정작 미국 본사는 투자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미국 본사에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국내 파트너의 얘기만 듣고 일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나 허술하기 짝이 없는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병규 광주시 경제부시장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27일 투자유치 관련 부서의 간부 공무원이 미국 시카고를 방문해 메드라인 본사의 광주공장 투자 의향에 대해 확인한 결과, 메드라인은 한국에 새로운 공장 투자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가 그동안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투자 유치 성과가 사실상 백지화된 것이다.

시는 지난해 10월 초 메드라인의 한국 파트너의 제안을 받고 12월 14일 LH광주전남본부 등과 3자 간 투자의향서(LOI)를 작성했다. 올 2월 3일에는 메드라인 비전 선포식을 통해 빛그린산업단지 내 공장설립을 위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당시 “연 매출 10조 원 규모의 글로벌 의료기업 메드라인이 광주에 3000억여 원을 투자하면 350개의 새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본사 차원의 투자계획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는 그동안 호들갑만 떤 셈이 됐다. 특히 시는 메드라인 한국 파트너의 제안을 받은 뒤 6개월 동안 미국 본사 측에 투자의향을 확인하지 않았고, 한국 측 파트너가 본사로부터 대표성을 위임받았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