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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04일(金)
드루킹 ‘수사 쇼’의 뻔한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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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사회부 부장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김동원)이 체포된 지 44일째, 경찰이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지 87일째인 4일 오전 경찰에 소환됐지만 제대로 된 조사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관련 수사가 거의 이뤄진 게 없는 상태에서 경남지사선거에 출마한 김 의원의 잇단 소환 요구에 경찰이 피고인이 아닌 참고인으로 부른 것이어서 면죄부만 주는 조사가 될 전망이다.

원죄는 경찰이 자초했다. 1월 17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기사에 문재인 정부를 심하게 비난하는 댓글의 추천 수를 늘린 조작자를 잡고 보니 민주당에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이고, 지난해 5월 대선 이전부터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을 지지해온 친문계 파워블로거로 밝혀지자 경찰은 수사의 ABC도 지키지 않는 등 조사 의지가 없음을 노골적으로 내비쳤다. 4월 13일 한 언론에 민주당원이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댓글을 조작해 구속됐다는 ‘묘한’ 기사가 처음 보도된 날 경찰은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그런 진술은 나왔지만,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해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가 불과 몇 시간 뒤 당원이 맞다고 시인했다. 민주당과 네이버의 고발에 의해 수사에 착수한 게 2월 7일인데, 처음 언론에 보도될 때까지 금융계좌나 통신내역 압수수색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드루킹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한 게 수사를 개시한 지 43일이나 지난 3월 21일이다. 김 의원 보좌관이 드루킹 측으로부터 500만 원을 받았다고 4월 21일 보도됐는데, 그를 9일이나 지난 뒤에 소환했다. 사건 관련자들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댓글, 이메일 등 인터넷상 흔적을 지우고, 서로 말을 맞출 시간을 차고 넘치게 준 것이다.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수행팀장이고 당내 후보 경선 때 대변인을 맡는 등 측근 중의 측근인 김 의원이 연루된 드루킹 사건 수사를 경찰에 계속 맡기는 건 경찰에도 못할 짓이다. 김 의원은 결백하다고 주장하고, 민주당 대표나 원내대표 등이 ‘김경수를 믿는다’며 수사에 ‘쉴드’를 치는 상황에서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처음부터 수사지휘를 제대로 안 한 검찰에 맡기기도 어렵다. 더욱이 검찰은 지난해 대선 투표일 직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수사 의뢰를 받고도 6개월 뒤 드루킹 일당을 무혐의 처분한 전과도 있다. 특검이 수사해 지난 대선 때 드루킹 일당의 댓글 등 여론조작에 김 의원의 지시나 청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히고 가는 수밖에 없다. 김 의원은 특검 조사까지 수용하겠다며 당당한 자세를 취하고 민주당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냐”며 특검을 반대하는 건 시장통 야바위꾼들의 짜고 치는 고스톱 같아 보기 안 좋다.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이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선언과 5월 내 있을 미·북 정상회담, 그 뒤에 남·북·미 회담 등으로 이어질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특수에 드루킹 사건을 묻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비핵화는 비핵화이고, 드루킹은 드루킹이다. 정치엔 공짜나 지름길이 없다는 건 역사의 가르침이다. 오늘 치르지 않은 비용은 내일 이자까지 얹어 청구돼 온다. sdgim@
e-mail 김세동 기자 / 사회부 / 부장 김세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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