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핵 永久 제거가 비핵화’ 韓美 공조로 관철해야 한다

미·북 정상회담이 2∼3주 후에 열릴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양측의 막후 비핵화 협상이 중대 고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카드로 미국의 환심을 얻는 대신 비핵화 요건을 완화시키려 하고 있다. 미국은 강화된 ‘비핵화’ 개념을 내놓으면서 한편으로는 주한미군 감축 움직임까지 보이며 남·북 양측을 모두 ‘견제’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미국과의 빈틈없는 공조를 통해 북핵 폐기에 앞장서지 않으면 미·북 정상회담이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 예단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은 2일 취임사에서 “북한 대량파괴무기(WMD)에 대해 영구(永久)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를 지체 없이 추진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에서 ‘완전한’을 ‘영구적(permanent)’으로 바꾸고 그 대상도 핵에서 생화학무기까지로 확대한 ‘PVID’ 개념이다. 북한은 6차례의 핵실험 데이터와 기술은 물론 수천 명의 과학·기술자들까지 확보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1년 내로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PVID는 이런 가능성까지 차단하기 위해 핵 무기·물질·시설을 넘어 연구 능력까지 뿌리째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북핵 폐기는 물론 대한민국 안보와 한반도 정세도 중대한 갈림길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성급하게 대북 교류·협력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감축 계획’ 지시설(說)이 나도는 것도 이런 들뜬 분위기와 문정인 특보 주장 탓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북핵 폐기 완료 때까지 최대의 압박·제재는 흔들림 없이 지속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