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째 무정부 상태 이탈리아… 한시적 중립정부? 7월 재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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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거국내각 올까지 운영”
오성운동·동맹 “7월에 재투표”

이탈리아가 지난 3월 총선 이후 연정 협상 교착 상태에 빠지며 2개월 넘게 ‘무정부 상태’인 가운데,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7일 한시적 중립정부 구성을 제안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극우)동맹당과 (반체제정당)오성운동(M5S), 오성운동과 (중도 좌파)민주당, 우파연합과 민주당 간 연정 모두 실현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올해 말까지 중립적인 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정당 지도자들에게 “적어도 예산안이 통과되어야 하는 오는 12월 31일까지는 ‘봉사하는 정부’로 돌아와 달라”고 촉구했다. 중립 내각이 의회의 신임투표를 통과하지 못하면 연내 재투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중립정부는 총리를 전문 관료에게 맡기고 여야가 초당적으로 참여하는 거국중립내각 형태인 것으로 풀이된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각 정당 대표들과 3차 협의를 한 뒤에도 연정 구성이 합의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돌파구로 이 같은 대안을 제시했다. 이탈리아에서는 경제학자인 마리오 몬티 전 총리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정부를 이끈 바 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연내 총선 재실시는 과도한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기피하는 모습이다. 다시 선거를 치르더라도 현행 선거법 아래에서는 3월 총선 이후 의회처럼 헝 의회(Hung Parliament·과반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없는 의회)가 될 가능성이 크고, 정부가 구성되더라도 내년 예산안을 통과시킬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휴가철이 임박한 여름에 총선을 실시하면 유권자들의 투표 기회를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오성운동과 극우정당 동맹은 중립정부 구성에 반대하고 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는 트위터에 “우리는 기술관료 정부와 동의어인 중립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며 “오는 7월에 선거를 다시 치를 것”이라고 적었다. 마테오 살비니 극우정당 동맹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우파연합 내에서도 극우정당 동맹이 최다 득표를 했던 정부 구성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총선에서 반수 이상을 득표한 정당의 대표가 총리가 되며 보통 형식적으로 총리지명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다. 지명된 총리는 내각을 즉시 구성하고 상·하원의 승인이 나면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