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의 뉴스 유통 독점>“뉴스 장사 네이버, 전향적 대책 내놔야”

- (下) 전문가 제언

내일 간담회… 보완책 발표
“언론 생태계 복원 정책 시급
뉴스독점 문제 정부가 나서야”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 당초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불법 댓글 조작을 벌인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뉴스 장사’를 해온 네이버가 언론 생태계 복원을 위해 전향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네이버는 오는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뉴스·댓글 서비스 관련 기자간담회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뉴스와 댓글에 대한 전반적인 보완책을 직접 내놓는다. 아웃링크(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보는 방식) 전환 여부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간담회는 네이버가 4월 25일 1차 개선안을 내놓은 지 2주 만에 마련됐다. 당시 개선책은 매크로(자동반복 실행프로그램)를 돌리자 쉽게 뚫리는 등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쏟아졌고, 여전히 변형된 기술을 이용한 여론 조작이 기승을 부린다는 점이 네이버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메인 뉴스 편집권을 악용해 자신들의 책임론을 비켜 가려는 의도가 농후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으로 포털에서의 여론 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한지 확인한 만큼, 이번 기회에 네이버에 의한 뉴스 유통 시장의 구조적 왜곡 문제를 대수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이버가 댓글조작 방지 대책을 정교하게 내놓는 동시에, 아웃링크의 점진적 시행을 포함한 ‘언론 생태계’ 복원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네이버에 언론 기능이 있고 언론생태계 훼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야 다음 논의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언론학계에서는 △인링크 방식을 하면서 트래픽에 따른 수익 배분 강화 △아웃링크시 전재료 지급에 대한 전향적 입장 견지 등을 거론하고 있다.

정부가 네이버의 뉴스 독점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네이버의 뉴스 유통 독점 문제를 담당할 정부 부처나 기관이 사실상 없다”며 “공론장이 훼손된 만큼, 정부가 지금처럼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민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도 “네이버 독점을 깨고 신규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손기은·권도경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