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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08일(火)
나라 이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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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한 나라의 명칭을 정하거나 교체하는 일은 정체성 및 역사성과 관련된 일이라 쉽지 않다. 평화롭게 교체하는 나라도 있고, 수십 년째 논란을 벌이는 나라도 있다. 아프리카의 마지막 군주국가인 스와질란드는 최근 국명을 스와지어 이름인 ‘에스와티니’로 바꾼다고 공표했다. 스와질란드란 국명이 스위스의 공식 명칭인 스위칠랜드와 유사해 전 세계에 혼란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스와질란드 국왕 음스와티 3세는 독립 50주년을 기해 국명 변경을 선포했다.

반면 마케도니아와 그리스는 20여 년째 국명 전쟁을 하고 있다. 마케도니아는 1991년대 동유럽 붕괴 때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갈라져 나온 나라인데, 그리스는 마케도니아 명칭 사용을 반대하고 있다. 요즘도 아테네에서는 마케도니아 국명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고대 그리스 북부엔 마케도니아 왕국이 있었다. 그 국명을 허용할 경우, 그리스의 자존심인 알렉산더 대왕 시대 마케도니아 역사가 마케도니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케도니아 헌법은 국명을 마케도니아공화국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미국조차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회고록 ‘미국외교의 최전선’에서 주마케도니아 대사 시절 마케도니아 대신 ‘구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공화국(FYROM)’ 또는 ‘여러분의 아름다운 나라’로 에둘러 표현했다고 기록했다.

북한의 공식 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으로, 약어는 DPRK로 표기한다.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은 ROK로 표기하니 모두 코리아가 들어간다. 엄밀히 말하면 북한은 국명에 조선을 쓰고 있는 만큼 고려를 뜻하는 Korea가 아닌 Chosun을 쓰는 게 맞다. 판문점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5년부터 일방적으로 사용한 평양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로 되돌리겠다고 결정했고, 5일부터 실행됐다. 군주적 지위를 갖고 있어 가능한 일인데, 이참에 국명 영어 표기도 DPRK에서 DPRC로 바로잡는 게 어떨까?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들고 싶다면, 국명에 조선을 쓰면서 Korea로 표기하는 불일치도 시정해야 한다. 그러면 한국과 북한을 편의상 South Korea, North Korea로 표기해온 관행도 코리아와 조선으로 바뀌게 되어 독립적 정체성 확립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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