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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時評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08일(火)
그래도 지방선거에 관심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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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6·13 선거 한 달 앞인데 무관심
지방선거는 2순위 선거인데다
與野 격차에 南北 변수 ‘3중고’

투표율 50% 땐 유의미한 결과
중앙-지방의 ‘정책 분업’ 선호
집권당 압승 못하면 ‘힘의 균형’


요즘 주변에 이번 지방선거는 관심이 가질 않는다는 사람이 많다.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가 사회적 현안이 되면서 지방선거가 여론의 뒷전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대통령 취임 1년이 된 시점임에도 80%가 넘는 정부 지지율로 인해 야당이 집권 여당과 실질적인 경쟁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한몫한다. 이미 지방선거를 해 보나 마나 결과가 뻔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반영한다. 결국, 특별히 관심을 쏟을 필요성이 약하다는 회의론이다.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왜 낮은지를 설명하는 건 쉽다. 원론적으로 지방선거는 걸려 있는 몫이 덜 중요한 2순위(second-order) 선거다. 대통령·국회의원처럼 중요한 직위를 차지할 인물을 선택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권자의 관심과 흥미가 낮다.

서구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며칠 전 지방선거를 치른 영국은 대부분의 지방에서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했다. 심지어 30%를 넘지 못한 지방도 상당수였다. 대표적인 2순위 선거로 여겨지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영국인들은 평균적으로 35% 정도만 참여한다. 65% 이상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영국 총선과 비교할 때, 유럽의회와 지방선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특히, 이번 우리의 지방선거는 2순위적 성격 이외에 남북 정상회담 및 현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라는 시기적 특수성이 더해지면서 유권자의 관심에서 더더욱 멀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한국의 지방선거를 이해하는 데 원론적 예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선,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이 약한 공무원만 선출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광역자치단체장인 서울시장의 경우 한 해에 25조 원 이상의 예산을 다룬다. 단체장 한 명이 국가 예산의 6% 이상을 운영하는 것이다. 기초자치단체장들은 이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그런데도 한 해 3000억 원에서 6000억 원 사이의 예산을 집행한다. 자치단체 의원들은 조례를 제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결산심사에 관한 독자적인 권한을 지닌다. 서울시 광역의회 의원이 110명임을 고려할 때, 의원 1인당 2200억 원 이상에 대한 결산의 권한을 지닌다는 단순한 계산이 가능하다. 의원이 단 6명인 경기도 과천시의 기초의회에서도 의원 1인당 결산액은 580억 원 이상이다.

그리고 경험상으로 볼 때, 지방선거는 유권자들이 정치적 의사를 효과적으로 표출한 공간이었다. 1995년 이후 여섯 차례에 걸친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집권여당의 실정에 대해 비판하거나 여야 정당 간 힘의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를 표현해왔다. 예를 들어 김대중 정부 말기 제3기 지방선거는 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하면서 대통령 친인척 비리에 대한 항의가 표출됐다. 2010년 제5기 지방선거는 집권 한나라당이 선거 이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실제로는 여야 어느 한 편으로 지지가 쏠리지 않았다. 더구나 이러한 결과가 대부분 50% 이상의 투표율을 배경으로 이뤄졌다는 것은 흥미롭다. 유권자의 충분한 다수가 지방선거에 참여하려는 실질적인 유인이 있었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일정한 선호를 표출한 것이다.

위와 같은 한국적 맥락은 이번 선거에서 적어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점을 흥미롭게 살펴볼 필요성을 제기한다.

하나는, 정책에 관한 수직적 분업의 측면이다. 지방정부는 거주자의 생활 밀착형 정책들을 제시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독립적인 정책 영역을 지닌다. 만일 현재와 같이 국가적 사안인 한반도 평화 협상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크게 낮아지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일정부분 중앙과 지방 간 정책적 분업을 지향하는 유권자의 선호를 반영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중앙과 지방정부 간 수직적 힘의 균형과 관련된다.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중앙권력을 지지하거나 견제하는 지방권력이 성장하는 기회다. 만일 현 정부의 높은 지지율로 인해 정부에 대한 항의 또는 심판론의 입지가 약한 상태에서 집권 정당이 크게 승리하지 못한다면, 그러한 결과는 일부분 중앙과 지방 간 힘의 균형을 지향하는 유권자 선호를 반영할 것이다.

국가 수준의 정치 상황이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을 약화시키는 현 국면에서, 위 같은 결과에 따라 지방자치의 확대 시행과 관련된 미래 방향성에 대한 진단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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