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신도시 학교 지으려면 ‘山 넘어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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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부족 뻔히 예상되는 지역
교육부, 신설심의 번번이 퇴짜
‘5修’끝에 겨우 통과한 경우도

과밀학급 비율 전국 최고수준
舊도심으로 원거리 통학 많아

경기도 내 초·중·고교를 새로 지으려면 교육부의 설립 관련 심의를 많게는 5번까지도 거쳐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밀학급 비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고, 일부 신도시에서는 학생들이 집에서 거리가 먼 구도심까지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9일 학교 신설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인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로부터 올해 안에 17개 초·중·고교의 신설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앞서 총 23개교의 신설 요구안을 올린 바 있다. 신설 판정을 받은 학교 중 화성 봉담2-2중(가칭)은 앞서 4번의 심의에서 번번이 낙방하다 이번에 5번째에서 겨우 적정 판정을 받았다. 동탄1·10초(가칭) 등 2개교는 4번, 김포 마산서초는 3번 만에 돌봄교실 설치 등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심의를 통과했다. 이들은 대부분 주택 개발이 한창인 신도시에 자리 잡았다.

오랫동안 학교 신설을 요구했던 이들 지역 주민들은 교육 당국의 탁상행정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지역 내 학생 수 증가 등 학교 수요에 대한 현실적 조사 없이 급속한 감소를 보이는 전국 평균치를 인용해 학교 수요를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 신설이 지연되면서 신도시 교실은 과밀 학급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4월 기준 학급당 학생 수가 25명 이상인 경기지역 학교 비율은 61.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도시 학생들이 멀리 떨어진 구도심 등으로 원거리 등하교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원 광교신도시의 경우 10여 년간 도시계획이 수십 차례 변경되면서 학령인구 추계도 들쭉날쭉해졌다. 신도시 외곽에 자리한 매원초교는 인근 백화점이 예정됐던 자리에 주상복합 단지가 들어서면서 학급당 학생 수가 26.5명으로 과밀 기준(25명)을 웃돌고 있다. 용인 기흥역세권에서는 입주 학부모들이 중학생 자녀의 구도심 지역 원거리 통학을 우려하며 단지 내 중학교 신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용인교육지원청은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어 마찰을 빚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신설이 계획된 학교를 제때 개교하려면 신도시 입주와 잘 맞춰야 하는데, 여건상 쉽지 않다”며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교 신설 등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