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號 ‘Key’ 성용… EPL 패스성공률 88% ‘절정’

- 2018 러시아월드컵 D-36

월드컵 앞두고 컨디션 좋아
韓대표팀 주장으로 믿음직
28일 온두라스 평가전으로
A매치 ‘센추리 클럽’ 가입

내달 스완지시티 계약 만료
다른 구단서 영입경쟁할 듯

기성용(29·스완지시티)은 오는 14일 명단이 발표되는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 대표팀의 기둥이다. 기성용은 2010년, 2014년에 이어 생애 3번째 월드컵 참가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다.

올 시즌 기성용의 경기력은 흠 잡을 데가 없다. 기성용은 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스완지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우샘프턴과의 홈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출전, 풀타임을 소화했다.

스완지시티는 0-1로 패했지만 기성용은 1차례 슈팅, 2차례 키 패스(슈팅으로 이어진 패스)를 남겼고 패스 성공률 81.4%를 유지했다. 3회 이상 패스한 스완지시티 선수 13명 중 페데리코 페르난데스(84.8%)에 이어 2위.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기성용의 패스 성공률은 88%(25게임)에 달한다. 5경기 이상 출전한 스완지시티 선수 중 1위다.

기성용은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전방과 좌우 측면으로 공을 공급하며,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조율한다. 드러나는 기록보다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높은 야전사령관. 공격포인트는 2골, 2어시스트이지만 기성용에게 다른 구단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이유.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기성용에게 ‘무한신뢰’를 보내고 있다. 기성용은 지난해 7월 무릎을 다쳐 출장이 어려웠지만 신 감독은 8월과 9월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의 9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10차전에 기성용을 대동했다. 출전할 순 없지만, 기성용이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동료, 선후배들이 큰 힘을 얻기 때문.

기성용에게 올해는 이정표가 된다. 기성용은 19세이던 2008년 9월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면서 붙박이 대표팀 멤버가 됐다. A매치 통산 99경기(10득점)에 출전했고 센추리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성용은 오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A매치 100회를 돌파하게 된다. 지금까지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한국인은 차범근, 홍명보(이상 136경기), 이운재(133경기), 이영표(125경기), 유상철(124경기), 김태영(105경기), 황선홍(103경기), 박지성(100경기·이상 은퇴), 이동국(105경기·전북 현대) 등 9명뿐이다.

오는 6월 개막되는 러시아월드컵에서 기성용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기성용의 기량과 경험이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또 지난 2010년 1월 스코틀랜드리그에 진출한 뒤 줄곧 영국무대에 머물고 있다. 러시아월드컵 F조에서 16강 진출을 다툴 독일, 스웨덴 등 유럽팀이 힘과 스피드를 앞세우기에 유럽에서 잔뼈가 굵은 기성용이 대표팀의 선봉을 담당하고 무게중심을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스완지시티는 8승 9무 20패(승점 33)가 돼 순위 변동 없이 18위에 머물렀다. 2부 리그 강등이 유력하다. 프리미어리그에선 20개 구단 중 18∼20위가 2부 리그로 내려간다. 스완지시티는 오는 13일 스토크시티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스완지시티가 최종전에서 이기더라도 17위 허더즈필드 타운(9승 9무 18패·승점 36)이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을 추가하면 스완지시티는 2부 리그로 추락한다.

현지 언론은 기성용이 스완지시티를 떠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는 6월 스완지시티와의 계약이 만료되기에 이적료가 없고, 기복 없는 안정된 경기력을 뽐내고 있어 프리미어리그 6개 구단이 기성용에게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7위, 올 시즌 8위인 에버턴이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성용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