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칸영화제에선 레드카펫 셀카 못 찍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오른쪽)과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개막식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EPA

오늘 개막… 12일간 여정 돌입

프레모 위원장 “영화보러 온것”
강동원, 한국배우로 유일 참석
경쟁부문 심사위원 4명이 여성
21편 초청작 중 3편, 女감독작
性추행·희롱 신고 핫라인 개설

세계 최고 영화 축제인 칸국제영화제가 8일(현지시간) 개막했다.

올해로 71회를 맞은 칸영화제는 이날 프랑스 칸 뤼미에르극장에서 개막작 ‘에브리바디 노우즈’(감독 아스가르 파르하디) 상영을 시작으로 12일간의 여정에 들어갔다. 개막작 상영에 앞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 심사위원인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한국 배우로는 유일하게 강동원이 개막식에 참석했다. 현재 할리우드 재난 영화 ‘쓰나미 LA’(감독 사이먼 웨스트)를 촬영 중인 강동원은 이 영화 홍보차 칸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칸영화제는 여성 영화인의 진출과 ‘미투’(Me Too) 운동, 그리고 영화제와 넷플릭스의 기 싸움 등이 화두로 떠올랐다. 경쟁부문 심사위원 9명 중 위원장인 블란쳇을 비롯해 4명의 여성이 포함됐으며 21편의 경쟁부문 초청작 중 3편이 여성 감독 영화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는 항상 남성들의 손에 있다”며 “향후 여성이 감독을 맡은 영화를 더 많이 수상작으로 뽑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변화하는 세계에 보조를 맞추겠다”며 “변화는 칸영화제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고, 전 세계가 변화하고 있다”고 미투 운동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12일에는 블란쳇 등 100명의 여성 영화인들이 레드카펫 행진을 벌인다. 칸영화제는 성추행과 성희롱 등을 신고할 수 있는 전용 핫라인이 개설했다고 공지했다. 공지글에는 “이 전화는 성희롱이나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경험 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며 “피해 사실을 듣고, 지원하며 경찰서나 병원을 안내해준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

아울러 올해 영화제에서는 레드카펫 셀피(셀프 카메라)가 금지된다. 이에 대해 프레모 위원장은 “칸에는 자기 자신을 보러 온 게 아니고 영화를 보러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만든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선정하며 프랑스 극장협회의 항의를 받은 칸영화제는 “향후 프랑스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영화는 경쟁부문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넷플릭스는 칸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했고, 프레모 위원장은 “관계 개선을 위해 문을 열어두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에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경쟁부문에 진출해 한국영화 사상 첫 황금종려상 수상에 도전한다. 또 윤종빈 감독의 ‘공작’도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서 상영된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