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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09일(水)
블랙신드롬 데뷔 3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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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나에게 슬픈 노래는 그만/ 바람결에 흔들리는 난/ 이 밤 가슴에 찬비가 내리고 있고/ 당신 모습이 그려졌는데/ 그대는 내 맘을 왜 모를까.’ 헤비메탈 음악 1세대를 이끈 대표적 밴드 중 하나인 블랙신드롬(Black Syndrome)이 1988년 ‘치명적 매력’을 영어로 옮긴 제목으로 발표한 제1집 앨범 ‘페이털 어트랙션(Fatal Attraction)’에 록 발라드 곡으론 유일하게 담은 ‘기다리는 마음’ 시작 부분이다. 박영철(53·보컬)이 작사하고, 김재만(55·기타)이 작곡했다. 대중성을 높이기 위한 음반 제작회사 요청에 따라 헤비메탈 아닌 노래로 만들긴 했으나, 박영철이 부르기를 거절해 김재만이 부른 일화도 전해온다.

결국 이 노래를 비롯한 1집 앨범 수록곡들은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요즘도 찾아 듣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모두가 잠든 이 밤에/ 아무도 모르는 이곳을/ 나 혼자 어둠 속을 뚫고 달려/ 도시 저 편으로 달려간다’ 하고 시작하는 타이틀 곡 ‘록 더 스피드(Rock The Speed)’도, ‘아임 유어 맨(I’m Your Man)’도, ‘기다리는 마음’도, ‘그곳에’도 그중에 하나다.

4인조 그룹인 블랙신드롬은 고등학생 시절에 스쿨 밴드인 야생마에서 활동했던 박영철이 주도해 1986년 결성됐다. 1집을 내기 전에 김재만이 가세했고, 최영길(48·베이스)과 모리우치 히데키(53·드럼)가 차례로 다른 멤버가 떠난 자리를 이었다. 이들은 한국 밴드 최초로 1990년 일본 진출, 최초로 1996년 유럽 진출, 최초로 100일 연속 공연 등의 기록도 남겼다. ‘아홉째 문’을 뜻하는 제9집 ‘The 9th Gate’를 2001년에 낸 지 17년 만에 지난 4월 제10집 앨범 ‘에피소드’를 발표한 이들은 그동안 1000회 이상의 라이브 공연을 열어 왔다. ‘끝없는 실험 정신으로 한국 록 음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왔다’는 평가를 받는 블랙신드롬이 데뷔 30주년을 맞아 지난 17일 무료 공연을 마련한 데 이어, 오는 19일 서울 서교동 롤링홀에서 블랙홀·디아블로·멍키헤드 등 다른 밴드와 합동 콘서트 ‘메탈하니’를 갖는다. “아직도 헤비메탈 음악을 하니?” 하는 질문에, 활화산처럼 폭발하는 연주와 산짐승처럼 포효하는 보컬로 청중의 심장을 두드려 혼을 일깨우며 “그래, 그런다” 하고 답하는 무대라고 한다. 수준 높은 정통 헤비메탈 진수(眞髓)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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