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기형 어린이 수술 기법 전수가 최종 목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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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의료봉사 15년째 이어온 홍인표 을지대병원장

올 베트남서 ‘언청이’ 등 무료수술
다음 해엔 수술 성과 확인이 원칙

“올해 봉사가 끝나면 내년에는 베트남의 다른 도시나 또 다른 국가를 찾아 얼굴기형 어린이 수술을 할 계획입니다. 최종 목표는 현지 의료진에게 수술 기법을 전수해 주는 것이죠.”

오는 16일 베트남 빈시티 응에안 소아병원으로 의료봉사를 떠나는 홍인표(63·사진) 을지대병원장은 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밝은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홍 원장은 지난 2003년부터 15년 동안 매년 해외 얼굴기형 어린이에게 무료수술을 해왔다. 올해는 모 대학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셋째 아들(27)과 함께한다. 아들까지 의료봉사에 동참시킬 정도로 애정이 깊다.

홍 원장은 실제 공공의료에 의료인의 삶을 대부분 투여했다. 1982년 공중보건의 1기 의사로 무의촌에 배치되면서 선천적으로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져 있는 채로 태어난 구순구개열(일명 언청이) 아이들을 접했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공공의료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에 들어갔다. 1985년부터 국립중앙의료원 성형외과 전문의로 시작해 30년간 근무하면서 구순구개열 어린이를 치료했다. 2015년 을지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겨서도 의료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홍 원장은 “언청이는 산모의 영양 상태가 고르지 못한 것이 가장 큰데,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으로 언청이가 줄었다”며 “그 뒤부터 수술이 필요한 해외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 원장은 2003년 중국 선양(瀋陽)의 구강병원에서 25명의 어린이를 수술한 것을 시작으로 몽골 아르항가이와 울란바토르, 라오스 비엔티안,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피지 라키라키 등 6개국, 8개 병원에서 300여 명의 선천성 얼굴기형 어린이를 무료로 수술했다. 매번 방문국 의료진을 참여시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수술 기법을 전수하고 있다. 홍 원장은 한 병원을 꼭 2년간 찾는다는 원칙도 세웠다. 첫해는 수술하면서 의료진에게 기법을 가르치고, 다음 해에는 수술이 잘됐는지 확인하고 부모를 만나 앞으로 조치에 대해 설명한다. 홍 원장은 “사회주의 국가에는 성형수술이 없지만, 수술이 필요한 선천성 얼굴기형 어린이가 많다”며 “그쪽 의사에게 수술 기법을 알려줘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홍 원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공직의사 봉사상’(2012년), ‘한미 참의료인상’(2013년)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다문화연대 명예 이사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