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訪北 이후>평양 이륙 1시간前 억류자 석방…‘영화같았던 1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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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폼페이오 숨가빴던 평양방문

전격 방북-김영철 회담 이어
김정은과 90분간 최종 담판

김정은 면담 배석 앤드루 김
CIA 코리아임무센터 센터장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9일 방북은 평양 체류 13시간에 불과한 짧은 일정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을 만나 미·북 정상회담 일정 및 의제를 조율하고 미국인 억류자 3명을 데리고 귀환하는 등 그야말로 숨 가쁘게 진행됐다.

10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협상단을 태운 에어포스2(공군 2호기)는 미국 시간 7일 늦은 오후 워싱턴을 출발했다. 그가 탄 에어포스2는 보잉 757기를 VIP용으로 개조한 항공기로 미국 부통령과 국무장관 전용기로 사용된다. 평양에 거의 도착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 탈퇴 기자회견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 일행의 방북 사실을 깜짝 발표했다.

오전 8시 폼페이오 장관 일행이 탄 항공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자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일행을 맞이했다. 곧장 고려호텔로 이동한 폼페이오 장관은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 함께 비핵화 협상을 주도한 김 부장과 1시간가량 비공개면담을 진행했다. 이후 그는 김 위원장과 90분가량 회담하며 정상회담 일정과 협상 의제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평양 도착 전 억류자 석방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던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 회담이 끝난 뒤 ‘행운을 빈다’는 뜻의 손가락(finger-crossed) 사인을 동행한 국무부 풀 기자들에게 보냈다. 북한은 전용기 이륙 1시간 전인 오후 7시 45분에 ‘억류자 사면’ 특사를 발표했다.

이번 방북에는 폼페이오 장관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백악관의 한반도 정책을 진두지휘해 온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과 브라이언 훅 국무부 선임 정책보좌관, 리사 켄나 국무부 집행사무국 및 공공외교 담당 차관,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 등이 총출동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이 10일 전송한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의 회담 사진에는 CIA 코리아임무센터(KMC)의 앤드루 김 센터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착되기도 했다. 서울에서 고교까지 마치고 미국으로 이민간 김 센터장은 CIA 한국지부장, 차관급 아시아·태평양지역 책임자를 역임했으며 북한 문제에 정통하고 청와대, 국가정보원과도 긴밀히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