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온라인 公論場 더 난장판 만들 네이버의 두 번째 꼼수

여론 왜곡·조작의 온상(溫床) 역할을 해온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뉴스·댓글 장사’ 지속을 위한 두 번째 꼼수를 내놓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9일 ‘뉴스 및 댓글 개선 대책’을 통해 “네이버 모바일 앱의 첫 화면은 검색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며, 늦어도 올해 3분기부터 두 번째 화면을 언론사별로 뉴스를 노출하는 ‘뉴스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비판을 우회하기 위해 지난 4월 25일 실효성이 거의 없는 댓글 횟수 제한 등을 제시했던 꼼수에 이은 것으로, 여론 영향력을 더 키우기 위한 위장술로도 보인다.

첫 화면을 옆으로 밀면 나오는 두 번째 화면 ‘뉴스판’은 현행 첫 화면 ‘뉴스 채널’을 위치만 옮기는 식이다. 댓글 허용 여부를 개별 언론에 맡긴다는 것과 함께 여전히 언론사에 책임을 떠넘기는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해 사용자 취향에 맞게 뉴스를 추천하는 ‘뉴스피드판’으로 세 번째 화면을 구성한다는 것도 편집에서 손을 떼겠다는 공언(公言)과는 앞뒤부터 안 맞는다. 심지어 기사 본문은 뉴스를 생산한 언론사 홈페이지로 접속해야 볼 수 있게 하는 아웃링크 제도로 전면 전환하긴커녕 “각 언론사 선택에 맡기겠다”고까지 했다. 그러면 포털 전재료(轉載料) 없인 생존이 어려운 유사(類似) 매체들이 인링크를 선택해 더 활개 치게 마련이다. 가짜뉴스, 댓글과 공감·비공감 폭탄 등을 통한 여론 왜곡·조작의 폐해도 더 커질 개연성이 크다. 어뷰징도 더 횡행한다. 네이버가 온라인 공론장(公論場)을 더 난장판으로 만들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아웃링크 법제화(法制化)를 서둘러야 한다. 포털도 오보(誤報)와 명예훼손 등에 대한 뉴스 유통 주체로서의 법적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뉴스를 팔아 장사하는 구조가 아니라, 구글처럼 기술을 개발해 먹고 사는 회사가 돼야 한다”는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지적대로 포털도 발상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