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대책에 유통업계 고심

커피 10% 할인 가맹점주 부담
페트병 교체 음료업계도 타격

정부가 10일 발표한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에 유통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커피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계가 이번 정부 대책의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등과 자발적 협약을 맺고 이들 매장에서 텀블러 등을 사용하면 10% 수준의 가격 할인과 리필 혜택 등을 제공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업계는 환경부가 발표한 ‘10% 수준 할인’이라는 대목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자율’이라고 하면서도 사실상 ‘10%’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 가격을 10% 할인할 경우 업체가 입을 비용손실을 정부가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커피 프랜차이즈사 한 관계자는 “4600 원짜리 커피 한 잔을 팔면 460 원을 깎아줘야 한다는 건데, 기업으로서는 비용 손실이 결코 만만치 않다”며 “지난 2013년 정부와 맺은 자율협약으로 인해 한 대형 커피 전문 업체가 할인해 준 금액이 한 해 평균 수십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대부분 커피 전문점이 직영 형태가 아닌 가맹점주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할인에 따른 비용 손실이 고스란히 가맹점주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슈퍼마켓이 무료로 주는 속비닐도 제공이 중단될 전망이고, 제과점에서는 여전히 무상으로 비닐 봉투를 제공하고 있어 무상제공이 끊기면 소비자 불만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까지 모든 음료수 페트병을 무색으로 바꿔야 하는 음료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무상 봉투 제공을 금지하는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은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속비닐 제공 중단이나 무색 페트병 사용을 강제할 경우 신선식품 포장이나 페트병 내용물의 변질 등 먹거리 안전 문제가 발생할 여지도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