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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11일(金)
“改憲 안되면 法 바꿔서라도 조직·재정 지방분권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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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6월이면 취임 1년을 맞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 문제, 보수·진보 간 갈등, 개헌과 분권 문제 등 최근 정치·사회적 현안과 함께 정치인으로서의 향후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지자체 3~4급 공무원 숫자 등
인구 따라 조직구성 제한 해제
지방세 비율 등 재정권한 이양
독일식 ‘상생발전기금’도 추진

보수·진보는 상호 공존해야
제거해야 하는 대상 아니야
집단의지에 좌우되는 韓정치
정치인은 시대정신 따라가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점화된 ‘한반도 비핵화’ 관련, 새로운 뉴스가 숨 가쁘게 쏟아지고 있다. 지난 9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4·27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는 특별성명이 채택되는 등 상황 진전속도가 매우 빠르다. 미·북 정상회담도 어느덧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남북 관계가 냉각기였던 1년 전만 해도 ‘설마 가능할까’했던 일들이 한두 달 새 한꺼번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비핵화와 핵 폐기가 뭔지 잘 모르는 사람조차 ‘이러다가 통일되는 것 아닌가’란 기대와 설렘을 갖게 될 정도다. 하지만 급진전하는 남북 간 해빙 무드를 반기는 이가 있는 반면 한편에선 안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이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한반도에 핵 없는 진정한 평화체제 정착’이 그리 쉽게 성사되겠느냐는 회의론자들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계층일수록 그런 생각에 더 동조하는 편이다. 그 와중에도 이념 대립은 점입가경이다. 남북 문제뿐만이 아니다. 부동산 문제, 노동계 현안, 헌법 개정 등 매사에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대립하고, 갈등을 일으킨다. ‘진영’에 따라 애국과 매국으로, 반공과 종북으로, 영남과 호남으로 갈라선 채 서로 매도한다. 이 같은 지역 대립과 양극화, 불평등, 불신, 편 가르기 속에 국민은 지쳐가고, 대한민국은 병들어간다.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인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을 중재하고 병든 대한민국을 치유할 혜안과 해결 능력을 갖춘 정치 지도자는 없을까. 평생 ‘야당 속의 여당, 여당 속의 야당’으로 살아온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눈이 쏠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 장관은 “타협, 상생, 공존이 병든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메스’”라고 믿고 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과 산업화라는 가치,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화라는 가치, 서로 다르지만 현대사가 꼭 필요로 했던 두 인물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이뤄져야 하고 탁월했던 업적들도 서로 존중돼야 한다”며 “그것이 대한민국이 분열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해왔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취임 10개월을 넘긴 김 장관을 만났다. 정치인이자 장관으로서 최근 주요 정책 현안과 주변 정세, 시국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서였다.

김 장관은 개헌과 지방분권, 평화·통일, 이념 대립, ‘드루킹’ 사건 등 영역을 넘나드는 제법 묵직한 주제를 피하려 하지 않았다. 마구 던지는 질문에도 답변은 거침이 없었고, 직설적 화법으로 명쾌하기까지 했다. 김 장관은 보수·진보 간 갈등과 관련,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나는 것처럼 보수와 진보는 공존하는 것이지 상대를 제거하려 해선 안 된다”며 “진보와 보수 진영이 피차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여전히 관성적으로 움직여선 시대의 정신과 요구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따라서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정치인은 진보와 보수의 건전한 경쟁이 대한민국을, 나아가 8000만 한민족의 미래를 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특히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에 대해선 “남북 관계의 퇴보와 한반도 전쟁위기 상황이 이렇게 극적으로 반전된 것은 앞선 선배들의 노력 덕분이며, 개인적으로 뚝심 있게 밀어붙인 문재인 대통령의 공이 크다”고 정리했다.


김 장관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베를린 선언에서 남북 관계 비전을 던진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위기가 왔는데, 노선의 격화 속에서도 긴장을 어떻게 풀고 북한을 국제사회에 데리고 나올 것인지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소신을 갖고 핵 강국을 고집하는 북한 정권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까지 설득하고,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까지 문제 해결에 동참시키겠다는 로드맵이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 세대와 당대에 이런 날이 왔다는 게 감격스럽다”고 강조했다.

―미·북 정상회담의 종착지로 남북 간 평화체제가 구축될까요.

“남북 관계로만 풀려고 했다면 위태로운 상태가 계속됐겠지요. 미·북 정상회담에서 최종적으로 빅딜을 하고, 그다음에 완성 행태로 한국과 북한, 중국을 더해 최종 합의를 보겠다는 것입니다. 일본과 러시아까지 포함하는 6자회담 때 합의한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까지 가겠다는 그림이지요. 모처럼 한민족이 외교적 역량을 통해 자기 민족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다는 점에서 가슴이 뛰는 일입니다.”

―평화체제가 구축된 다음 단계로 통일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나요.

“통일보다는 확고한 한반도 평화정착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남북한이 서로를 이해하고, 경제적 이익과 일자리를 나누는 과정 없이 어떻게 금방 통일이 되겠습니까. 어찌 됐든 통일의 과정에서 남북 공동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절차를 밟아나가야지요.”

―남북정상회담 이후 각계에서 남북교류 협력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데, 행안부 차원의 방안이 있는지요.

“먼저 지자체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다양한 남북교류 협력을 해나갈 수 있도록 통일부와 협조해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다만 선거용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주의를 요청할 생각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중심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는 접경지역 명칭을 ‘평화지역’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발전계획을 변경하고, 서해안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 통일경제특구, 접경지역 교통망 확충 등 남북협력기반 구축도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안 처리가 국회에서 무산되자 지방분권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큽니다.

“저로서도 그게 가장 안타깝습니다. 개헌이 어렵다면 그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법을 통해서라도 지방에 최대한 줄 수 있는 게 없나 행안부에서 찾고 있습니다. 우선 조직 관련 보상책이 있습니다. 지금은 3급과 4급 공무원 숫자 등 조직 규모가 지방자치단체 인구 규모에 따라 제한돼 있는데, 그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다만 그렇게 되면 고위직 직급만 늘어나게 되는 인플레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방분권 중에서도 재정분권이 핵심인데, 그에 대한 보완책은.

“현재 국세와 지방세 비율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지자체에 이양하는 포지션을 지금보다 높이려고 합니다. 이미 재정분권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고, 이른 시기에 국민에게 그 내용을 보고드리려고 합니다. 법률을 개정해서라도 해보고자 합니다. 지방분권이 되면 아무래도 재정형편이 좋고 역량이 되는 수도권이 유리한 게 사실입니다. 그럼 수도권이 얻는 혜택의 일부를 어려운 지역과 나눠쓰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헌법에 명시돼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면 서울시와 형편이 어려운 지자체 간 업무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김 장관은 이와 관련, 상생·연대 정신에 입각한 독일의 자치단체 간 지방재정조정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독일의 행정체계는 연방(중앙)-주(광역)-게마인데(기초)로 구성된다. 주에서 전 세목을 징수한 뒤, ‘각 주의 1인당 재원’을 기준으로 총 4단계에 걸쳐 재정조정이 이뤄진다. 해당 주의 1인당 세입과 전체 주의 평균 1인당 세입을 비교해 여유 있는 주에서 부족한 주에 재원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행안부는 또 수도권 지역 시·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역상생발전기금’을 확대·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역상생발전기금은 자치단체 간 재정조정을 위해 수도권 시·도에서 지방소비세(부가가치세의 5%분) 35%를 출연해 설치한 기금이다.

―권력구조·기본권·지방분권 중 권력구조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2개를 묶은 개헌안을 먼저 추진하는 단계적 개헌방식에 대한 의견은.

“야당이 정부 개헌안에 반대한 이유는 개헌 논의에 말려들면 야당에서 주장하는 정치적 쟁점이 희석돼 여당에 유리하게 지방선거가 흘러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응하지 않은 것이죠. 권력구조 재편 논의는 야당의 입지와 직결됩니다. 국민의 의사와 염원이 선거 결과에 반영되도록 하는 선거제도 개선과도 이어지죠.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국회에서 논의가 일어날 것으로 봅니다.”

―김경수 의원의 ‘드루킹 사건’은 어떻게 푸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경수 의원 본인이 선출직에 당당하게 나갈 때는 자기 검증이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김 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돌파할 자신이 있다고 하니 지켜보시죠. 수사 초기에 경찰이 좀 더 일관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는 비판은 아프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가 있어 특히 더 힘든 상황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됐는데, 1기 장관으로서 소회가 있다면.

“아시다시피 문 정부는 ‘촛불정신’에 담긴 국민 열망에 화답하기 위해 당선과 동시에 국정 운영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지 못해 내각 전반이 자리를 제대로 잡고 안정화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게 사실입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시대의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남북, 미·북 정상회담 등 한반도를 넘어 세계정세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지점에 이른 것이죠. 이러한 역사적 변화와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부 각 부처가 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난 1년간이 정부의 기틀을 잡는 시기였다면 이제 구체적인 성과물을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려 합니다. 여러분도 아낌없는 응원과 질책을 보내주십시오.”

―정치인으로서 직접 행정에 참여하면서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게 있다면.

“정치가 ‘문제 제기’의 과정이라면 행정은 ‘문제 해결’의 과정이라고 봅니다. 최근 아산을 방문했을 때 행정가의 문제 해결 능력을 절감했죠. 당시 소방관 임용예정 교육생 사망사고와 관련해 교육생 신분이라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현직 소방관과 동일한 공무를 수행하다 사고를 당했는데 잘못된 규정 때문에 왜 차별을 받아야 합니까. 이에 인사혁신처 등 관계기관 및 국무총리실과의 논의를 거쳐 순직 공무원에게 주는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하고, 소방공무원 임용령 내용도 개정해 입법 예고 중입니다.”

―지난 1년간 현장 방문이 유독 많았는데, 행정가로서의 소신 때문인가요.

“지난해 11월 15일 포항 지진 당시 현장에 가 보니 수능을 도저히 치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황망해하는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교육부, 지자체, 교육청 관계자들과 협의해 수능시험 연기 결정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만약 현장을 가 보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처럼 즉각 대응할 수 있었겠습니까.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관계자 모두 현장에 행정의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봅니다.”

―안전사고와 관련된 대응은 미리미리 하고 계신지요.

“어떻게든 현장에서 사고 발생 예후가 있을 때 대처해야 합니다. 아직 우리 사회에는 안전 경각심이 몸에 익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장에 가보면 사고당한 사람들이 운이 없어서 당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경남 밀양 세종병원보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발생한 화재가 더 컸어요. 대형 참사로 충분히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세브란스병원에선 화재가 나자마자 셔터를 내리고 매뉴얼대로 대피하니, 연기와 농연이 병원 내부로 들어오는 걸 막아줬어요. 세브란스병원에선 지난해 안전 대응 훈련을 10회 했다고 합니다.”

―국가안전대점검이 종료됐는데, 결과는 어땠는지요.

“행안부가 직접 전국의 건물 6만 동을 대상으로 점검했습니다. 지자체에 자체점검을 권해서 한 게 24만 동이고요. 이 중 행안부에서 자체 샘플링해서 400여 동을 점검했는데, 정상적으로 안전관리가 잘되고 있었습니다.”

―안전실명제를 처음 도입했다는데.

“안전 체크 리스트에 점검한 공무원 이름을 쓰도록 했죠. 앞으로 사고가 나면 이름 쓴 사람이 책임지게끔 한 것입니다. 그동안 건물 관리인에게 시키고 방치했지만 이제는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제도를 만든 것이지요. 언론이 그동안 수차례 보도를 통해 포항 지진, 밀양 화재, 제천 화재 등 재난 현장을 한번 훑고 지나갈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그 덕분에 얼마 전 노원구의 한 백화점에서 화재 훈련할 때는 상당히 많은 시민이 동참해줬습니다.”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한 달가량 남았는데 준비 상황은.

“행안부는 이번 선거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깨끗한 선거가 되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선거관리에 임할 계획입니다. 지난 2월 5일 ‘공명선거 합동감시 및 지원상황실’을 개소해 본격적인 선거 상황관리 체제에 들어갔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검·경, 자치단체와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습니다. 공직자 선거중립 교육과 특별감찰을 실시하는 한편 단속 활동도 강화해 불법선거에 관여한 자는 일벌백계할 계획입니다.”

▲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제 저성장, 저출산·고령화, 청년실업 등 사회적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혼자 뛰어선 어렵다”며 “지방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현재 지방직인 소방직의 국가직 전환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요.

“제천·밀양과 신촌 세브란스병원 화재사고 간의 피해 차이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듯이 지역 간 소방력 격차가 상반된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러한 격차는 결국 지역 간 재정력 차이가 근본 원인이죠. 이 문제를 해결 못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안타까운 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막고, 소방공무원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역 소방공무원에 대한 시·도지사의 인사 및 지휘·통솔권을 유지하면서, 그 신분은 모두 국가직으로 전환해 지역 간 소방투자 격차 해소 및 소방공무원의 처우 개선에 국가의 힘을 보태는 방향으로 세부 방안을 조율 중입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갈등 속에 검찰에선 자치경찰제 도입을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장관의 생각은.

“자치경찰제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는 별개의 사안입니다. 자치경찰제 시행에 관해서는 현재 자치분권위원회를 중심으로 긴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에서 주장하는 전면적인 자치경찰제는 자칫 국가 전반의 치안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어 자치경찰과 국가경찰 간 임무를 명확히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민 밀착형 치안서비스는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자치경찰이 맡고 국가 경찰은 중대범죄, 국가안전, 대테러 등 전국 단위업무를 맡게 하는 것이죠.”

―행안부가 내년에 세종시로 이전하는데 현재 준비는 잘 되고 있나요.

“지난 3월 29일 ‘중앙행정기관 등 이전계획변경’을 고시했고, 내년 2월 세종시로 이전할 예정입니다. 청사이전 기본계획 수립부터 예산 확보, 사무공간 조성 등 이전 준비를 차근차근하고 있지요. 그간 행정자치 분야와 국민안전 분야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 보니 시간과 비용이 드는 데다 양 조직간 융합이 어려웠던 사실입니다. 행안부의 세종시 이전으로 물리적 거리가 좁아지는 데 따른 비용절감 외에도 업무상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봅니다. 또 이전 작업이 마무리되면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 위상이 강화되고, 지방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의 선도 지역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정치인으로서 겪었던 정치 역정 가운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꼽는다면.

“시대 정신이라는 게 있습니다. 지식인의 임무는 민중의 목소리를 대신해주는 것입니다. ‘너희가 외치지 않으면 광야의 돌들이 외치게 하리라’라는 성서의 구절처럼 그런 의무감,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는 책임감 등이 얽혔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정치가 국민의 기대만큼 못 따라가는 순간이 있습니다. 정치란 게 개인이 아니라 집단에 의해 이뤄지는데, 집단이 그 시기에 우스꽝스러운 결정을 내릴 수도 있고요. 그게 일이 바로잡혔다고 한들, 한때 경고했다고 해서 대중이 감사하진 않습니다. 정치라는 게 그래서 힘든 것입니다. 뛰어난 정책과 비전을 가진 분들이 정치권에 와서 그만큼 성공하지 못하는 건 정치라는 게 집단의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는 현실에 많은 좌절을 겪게 되기 때문입니다.”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야당과 여당을 넘나들었던 ‘정체성’ 부분에 대한 어려움을 말씀하시는지요.

“정치라는 게 절대 선의 과정이 아니고, 결국 그 시기에 감당할 수 있는 집단의 합의 수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정치에는 답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역사를 쭉 보면 사람 관계와 제도가 투명화되고, 인권이 강화되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발전해온 건 맞습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은 그만큼 많은 고통을 받기에 힘들어합니다. 현실이 그렇다고 해서 추수만 하려고 들면 그건 정치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용불안 등으로 우울한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는데,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한고비를 넘게 됩니다. ‘하쿠나 마타타’라고 하죠. ‘잘 될 거야’라는 의미입니다. 그 말처럼 지금의 현실에 대해 너무 깊은 상처를 받거나 절망하지 말고 벗어던지자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시대적 격변기에 많은 사상가가 긍정적 메시지를 던져 줍니다. 문제를 제기하되 내면엔 항상 긍정적 에너지가 있어야 합니다. 부모 세대로서 젊은이들에게 스스로 항상 긍정적·낙관적 전망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봅니다. 삶에 대한 태도까지 누가 규정해주진 않기 때문입니다.”

―문 정부 출범 1년의 주요 성과를 되짚어 주십시오.

“지난 1년간 촛불혁명에서 드러난 공동체 강화·국민 참여의 폭발적 요구와 시민사회의 성숙한 민주역랑을 국정 운영에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국민인수위원회(광화문 1번가)를 운영하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하나도 빠짐없이 들으려고 애썼고, 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정부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하실 수 있게 통합포털 정부24를 구축해 운영 중입니다. 지난 3월에는 정부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전환해 국민 참여를 보장하고 기존 관행 및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부혁신 종합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정부혁신의 틀과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항상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계신데, 평소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당일치기로 지방 현장을 다니는 것은 어느 정도 체득됐는데, 각종 재난 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로 밤늦게 혹은 새벽까지 긴장하는 경우가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새벽 5시쯤이면 어김없이 눈이 떠져 재난 관련 문자메시지가 뜨진 않았는지 확인하곤 합니다. 일종의 직업병이지요. 요즘 부쩍 한계를 느끼는데, 체력을 다질 요량으로 며칠 전에는 생애 처음으로 피트니스 이용권을 끊었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으로 가족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김 장관의 딸인 윤세인 씨는 탤런트로 활발하게 활동하다 2015년 초 결혼 후 활동을 멈춘 상태다. 김 장관은 “딸이 사위하고 40대까지는 그냥 아이 잘 키우고 다음에 나이가 들면 연기에 대한 폭이 넓어질 것이니까 그때 다시 하든지 결정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인터뷰=박양수 부장(전국부) yspark@munhwa.com
e-mail 박양수 기자 / 전국부 / 부장 박양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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