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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Fifty+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11일(金)
20년前 갔던 파리로 추억 찾아서… 배낭 메고 8년간 15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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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딸들의 여행

5060 아버지와 딸의 조합?

‘어색하면서도 애틋한 사이’인 아버지와 딸이 함께 떠나는 여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국내 여행부터 장기간 해외 배낭 여행까지 형태도 목적지도 각양각색이다.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는 지난 2012년 딸인 2NE1의 씨엘과 함께 프랑스 파리행 항공권을 끊었다. 이 교수는 씨엘이 두 살 때 가족을 데리고 파리를 방문했던 적이 있다. 이후 약 20년 만에 딸과 파리를 찾은 셈이다. 이 교수는 “당시엔 한국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프랑스로 떠난 유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역 근처에 있는 다락방에 머물렀다”며 “애잔한 기억이 남아 있는 파리에 딸과 다시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교수와 씨엘이 함께 파리를 찾을 수 있었던 건 모처럼 얻은 꿀 같은 휴식 때문이다. 이 교수는 바쁜 연구생활 끝에 안식년을 얻었고, 씨엘은 2년간 바쁜 활동 끝에 처음 얻은 휴가였다. 두 사람은 20년 전 함께 지내던 파리에 가기로 뜻을 모았다. 여행의 콘셉트는 ‘추억여행’이었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딸과 여행하면서 추억을 되살리는 감회가 새로웠어요. 딸은 본인이 기억 못 하고 저만 가진 기억에 궁금한 게 많았어요. 여행 중 딸에게서 이렇게 많은 질문을 받을 줄 몰랐죠. 파리에 있을 때 어린 씨엘의 모습은 어땠는지, 무얼 하며 지냈는지 등의 질문요.”

8년 동안 배낭여행을 떠난 부녀도 있다. 퇴사 후 배낭여행을 간다는 딸 이슬기(33) 씨의 얘기를 듣던 엄마는 “보호자 신분으로 당신도 다녀오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아버지 이규선(63) 씨는 덜컥 딸의 여행 동반자가 됐다. 이 부녀는 8년에 걸쳐 15개국 111개 도시를 함께 여행했다. 이 씨는 매일 일정을 짰으며 요리도 맡았다. 슬기 씨는 예약 및 정보수집을 담당했다. 경비는 딸이 그동안 일하며 모아놓은 돈으로 충당했고, 여행 중 돈 관리는 아빠가 맡았다.

여행 초반 싸움으로 시작한 둘은 동지애를 싹틔우며 배낭여행 예찬론자로 탈바꿈했다. 아빠라는 사람, 딸이라는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한다.

정성원(62) 씨는 은퇴 후 훌쩍 커버린 딸과 단둘이 태국을 찾았다. 조금은 부자연스럽고 어색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섰지만 기우였다.

막상 여행을 시작하자 그는 “자주 찾던 방콕도 딸과 함께라면 새로워 보였다”며 “아빠와 오길 잘했다는 딸의 말 한마디에 어깨가 으쓱해졌다”고 말했다. 딸이 여행 경비를 대기로 했지만, 마지막 날엔 근사한 리조트를 예약해 딸에게 선물했다. 정 씨는 여행 후 일터로 떠난 딸로부터 ‘아빠와의 여행이 많이 생각날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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