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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11일(金)
혁신성장은 뒷전, 기업 닦달에 여념 없는 經濟장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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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이 된 10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0대 그룹 경영인들과 만나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종용했다.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 “법률로 강제할 사항은 아니다”고 하면서도 총수 일가가 비주력사·비상장사 주식을 정리하도록 하는‘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문제에 대해선 자신이 2016년 작성한 보고서를 교과서인 양 언급했다. 그가 기업인을 불러모은 건 지난해 6월 4대 그룹, 11월 5대 그룹에 이어 1년 새 세 번째다. 학생에게 숙제 내주고 검사하듯 기업 위에 군림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 혹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 해도, 기업이 법의 틀 안에서 최적 형태를 선택하면 될 일이다.

문 정부의 ‘재벌개혁’을 앞세운 기업 닦달이 도를 넘고 있다. 공정위도 모자라 최종구 금융위원장까지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지분을 팔라고 공개 압박을 거듭해온 터다. 지난 1년 동안 국내 1∼5위 대기업이 모두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정부 지분이 없는 포스코 회장은 임기를 한참 남기고 물러났다. 삼성·현대차 등이 투기자본 공격에 노출됐는데도 더 부추길 상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한국 산업의 중추 반도체의 기밀을 공개하라는 이적행위도 불사한다. 부처가 기업 배싱 경쟁이라도 하는 모습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 경제(經濟)정책을 책임진 장관들은 이날 문 정부 1년을 평가하는 회의에서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서도 3년 만에 3% 성장을 복원했다”며 자화자찬했다. 같은 날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학회 심포지엄에서 경제학자들은 “작년 3.1% 성장은 현 정부의 공으로 돌리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경제정책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소득주도 성장’이란 문 정부 정책 실험은 숱한 오류를 드러낸 채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한국경제를 일으킬 남은 대안은 문 정부의 또 다른 카드인 ‘혁신성장’이고, 혁신성장의 대전제가 규제 혁파 등 경제체질 개선이다. 그러나 탈(脫)규제는 말잔치일 뿐이고, 노동개혁은 아예 실종됐다. 혁신성장 로드맵조차 안 보인다. 마차를 말 앞에 둘 수도 없지만, 말을 주저앉힌 채 목적지로 갈 수도 없는 일이다. 성장엔진인 기업을 적대시한다면 경제는 뒷걸음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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