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 분위기 표범군대 만들 공세적 신작전개념 수정, 보류 가능성

국방개혁 2.0 최종 보고가 임박한 가운데, 전체 정원 대비 최대 120명까지 줄 것으로 예상됐던 장성 수 감축은 70여 명, 비전투부대를 중심으로 대령 계급의 감축 규모는 최대 3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라는 대타협을 이룰 경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우리 군의 ‘3축(3K) 체계’를 비롯, 한국군 위주의 공세적 작전개념인 신 작전개념의 대폭 수정 또는 보류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3축 체계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킬체인(Kill Chain)·대량응징보복(KMPR)을 통틀어 지칭하는 북핵 대응 개념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1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군 장성 감축과 병사 복무 기간 단축 등의 내용이 포함된 ‘국방개혁 2.0’(안)을 보고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번 국방개혁안 보고를 토의 식으로 진행하고 보고 이후로도 추가 논의한 뒤 최종안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개혁 2.0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군 장성 감축과 병사 복무기간 단축이다. 당초 장성 수가 전체 정원 대비 80∼120여 명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육군을 중심으로 한 각 군의 반발로 감축 규모가 70∼80명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성 감축은 1979년 12·12사태 후 전두환 정권이 논공행상 차원에서 장성 수를 늘리면서 생긴 ‘장성 인플레이션’ 현상을 해소하고 병력 감축에 따른 군 슬림화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안이다. 군 구조개편과 함께 장성 수가 줄어들면 영관장교의 수도 함께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비전투부대를 중심으로 대령 계급의 감축 규모가 300여 명에 이를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병사 복무기간(육군 기준)을 문 대통령 임기 중 현재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계적으로 단축하는 방안도 이번 개혁안에 포함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5월까지는 전역자 기준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서는 늦어도 2020년 11월 입대자에게 복무기간 18개월을 적용해야 한다. 현재 27개인 국방부 직할부대 중 상당수는 합동참모본부와 육·해·공군으로 조직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개혁 2.0안’에 포함된 ‘공세적 작전개념 수립’을 비롯한 3축체계 분야도 관심이 집중된다. 송 장관은 유사시 최단 시간 내 최소 희생으로 전쟁을 종결하겠다며, 북한이 가질 수 없는 첨단 전력을 확보해 북한이 최소 한 달 이상 전쟁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공세적 개념의 새로운 작전개념으로 ‘표범같이 날쌘 군대’를 공언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북한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자 송 장관은 공개적으로 공세적 작전개념을 거론하지 않게 되면서 군 내에서는 신 작전개념 수립 작업이 보류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KMPR는 유사시 평양을 초토화할 수 있는 고성능·다량의 미사일을 보유하겠다는 개념이지만 원래 계획대로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공세적 작전개념은 앞으로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에 합의해 실제 핵탄두와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을 폐기하는 수순에 들어가고, 남북한이 군비통제 협의에 들어갈 경우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국방부의 국방개혁 2.0안은 청와대에서 토의를 거쳐 일부 수정할 사안도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 남북관계 국면이 반영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