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前·임신中·출산後 ‘맞춤 건강 클리닉’… ‘아이 좋아’ 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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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보육행정 메카’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종합적‘공공산후조리원’갖춰
합리적 비용에 전문적 시스템
他區 주민까지 이용신청 빗발

임신부요가 - 태교음악치료 등
인터넷 신청하면 무료로 혜택
국내외 벤치마킹 발길 이어져

‘저출산’은 이제 단순한 사회 현상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보건복지부의 첫 대통령 업무보고 주제가 ‘저출산 대책’이었을 정도. 이후 정부와 지자체에서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지금까지 그 효과가 있었다고 하기엔 어려운 현실이다. 지난 2014년 3월 개원한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는 그래서 특별하다. ‘전국 최초의 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훌륭한 시설과 양질의 산모 지원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임신 전부터 출산 후 건강까지 책임진다’는 산모 밀착형 운영이 입소문이 나면서 다른 지역 임산부들의 이용 신청이 몰리고 해외에서도 시찰을 오는 우수 보육 행정의 메카가 됐다.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 문제 해결 답안을 제시한 서울 송파구 장지동 센터에 다녀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1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지하 2층 교육실에서 열린 ‘출산 후 운동 클리닉’에 참여한 산모들이 아이와 함께 운동을 하고 있다. 송파구청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산모 밀착형 운영으로 호평받고 있는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전경.

11일 센터 지하 2층 교육실에서는 ‘출산 후 운동 클리닉’이 열렸다. 김다현(34) 씨를 비롯한 산모 10명이 스트레칭을 하고 골반 주위 근육을 푸는 운동을 하고 있었다. 매트에 누워 무릎을 굽힌 후 복부에 힘을 주면서 팔과 다리를 교차해서 움직이는 과정을 반복했다. 출산 이후 근육을 활성화하고 체형을 바로잡는 데 필수적인 운동이라고 했다. 산모를 위한 클리닉이었지만 영아들도 동행했다. 엄마의 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거나 같이 따라 하며 몸을 움직였다. 산모가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지난해부터 센터를 이용해왔다는 김 씨는 “수유실과 온수가 나오는 유아세면장 등을 보면 엄마의 입장에서 센터를 설계한 것을 알 수 있다”며 “집 가까이에 센터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센터 관계자는 “임신 전과 임신 중, 출산 후 필요한 운동이 다 다르기 때문에 단계별 과정을 편성했다”며 “각 8주씩 진행되는 운동 클리닉을 모두 이수하면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 3∼5층에 있는 공공산후조리원은 합리적 비용에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췄다는 호평을 받는 곳이었다. 산모들이 휴식을 취하는 산모실 27개와 신생아실, 모유 수유실, 식당, 세탁실, 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용료는 ‘2주에 190만 원’으로 사설 산후조리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서비스가 어디에 견줘도 손색없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송파구 이외 지역에서도 이용 신청이 몰려 오랜 기간 대기가 불가피한 인기 시설이다. 피부관리, 마사지, 좌욕 등 사설 조리원에서 별도로 비용이 드는 서비스들이 무상으로 제공되는 점도 특별하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와 셋째 이상 출산인 경우엔 이용료 30%를 감면해주고 있다.

구는 산후조리원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생아실은 하루 두 번, 산모방은 주 1회 소독을 시행하고 있다. 산소발생기는 매월, 항온항습기는 한 달에 두 번 필터를 교체한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배우자 이외의 조리원 방문 및 출입은 원천 봉쇄하고 있다. 이용을 원하는 산모가 센터 인터넷 홈페이지(http://mom.songpa.go.kr/)를 통해 신청하면 조리원 시설을 사전에 둘러보는 ‘투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산모와 신생아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이와 함께 센터에선 임신부 요가, 태교 음악치료, 모유수유 클리닉, 저염식 쿠킹클래스 등 다채로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필요한 과정을 인터넷으로 신청한 후 열심히 참가하면 된다. 모두 무료로 운영된다.

이처럼 출산에 필요한 서비스를 한데 모아 갖추고 있는 센터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벤치마킹을 위한 국내·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방문한 경남 김해시 등 9개 지자체와 이라크 모자 관련 공무원들이 산전과 후를 완벽히 책임지는 시스템에 찬사를 보냈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됐었다. 현재 공공산후조리원 건립을 추진 중인 경기 여주시도 송파센터를 수차례 다녀간 뒤 이 센터의 모델을 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결과, 센터 건립 전인 2013년 송파구의 합계 출산율은 0.973이었지만 2015년엔 1.008을 기록해 센터 설립과 출산율 간 유의미한 비례 관계가 입증되기도 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센터의 누적 이용객도 8만5264명에 달했다. 산모 2000명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했고 교육프로그램엔 4만5000명이 다녀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