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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김만권의 멘털 노트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14일(月)
‘굿 샷’ 했을때의 느낌·몸 움직임 경기중 자주 되새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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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선수는 좋은 샷을 기억한다

경기하다보면 나쁜 샷 꼭 나와
빨리 잊으려 해도 마음 흔들려
좋은 샷 떠올리며 컨트롤해야

연습볼 죽기 살기로 치지 말고
천천히 ‘한샷 한샷’ 신중하게

올 마스터스 한홀에서 ‘13타’
가르시아 흥분 자제못해 자멸


골프 입문 후 처음 골프장에 가면 ‘머리를 올린다’. 그때의 라운드 기억을 떠올려 본다. 공이 떠 날아가기만 해도 신이 나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한다. 점차 라운드 횟수가 많아지고 구력이 쌓이면 동반자로부터 “굿 샷∼”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좋은 얘기도 자주 듣다 보면 점점 감흥이 떨어지고 무덤덤해진다. 반대로 나쁜 샷에 기분이 상하는 일이 많아진다. “아! 그 샷만 아니었어도….” “아니 내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샷을 하다니….” 나쁜 샷으로 인해 의기소침해지고, 어이없어한다. 실력이 향상된 만큼 기대감은 커지기 마련. 그런데 그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한다.

문제는 나쁜 샷의 기억이 오래간다는 점이다. 나쁜 기억은 실력 발휘나 실력 향상을 저해한다. 이유를 심리학적으로 살펴보면, 사람은 대개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부정성 효과(negativity effect)’와 어떤 자극이 특출하면 그 자극을 어떤 현상의 원인으로 삼는 ‘현저성 효과(salience effect)’ 때문이다. 즉 크게 영향을 받았던 나쁜 샷이 더 잘 기억되고, 나쁜 샷은 나쁜 점수의 원인이자 불만족스러운 플레이가 원인이 되는 셈이다. 이런 기억에 빠진 골퍼는 자신의 골프 실력을 믿지 못해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고, 아울러 실력 발휘는 물론 실력 향상도 늦다.

나쁜 샷만 오래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강력한 느낌을 준 좋은 샷도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다. 그래서 골프 티칭 코치는 골퍼들에게 좋은 샷을 했을 때의 느낌과 그때의 몸 움직임을 기억하라고 강조한다. 사실 초보자는 좋은 샷과 나쁜 샷의 느낌, 몸 움직임의 차이를 인지하기 어렵다. 어느 정도 실력이 향상되고 구력이 쌓이면 좋은 샷과 나쁜 샷의 느낌, 몸의 움직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런데 연습장에서 보면, 어떤 골퍼는 ‘죽기 살기’로 연습 볼을 열심히 친다. 타석 매트에서 공이 올라오자마자 샷을 한다. 땀이 비 오듯이 쏟아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또 지칠 줄 모른다. 좋은 샷을 느끼고 음미할 여유가 없다. 공을 많이 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실력을 향상하려면 한 샷, 한 샷 천천히 신중하게 치면서 좋은 샷이 무엇인지를 느끼고 음미해야 하며 그것을 잘 기억해야 한다. 특히 ‘싱글 핸디캐퍼’를 목표로 하는 골퍼, 80대가 목표인 골퍼라면 더욱더 그렇다.

프로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하다 보면 나쁜 샷을 할 때가 있다. 나쁜 샷엔 “빨리 잊으라”는 주문이 따라붙는다. 골프선수라면 이 말을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를 실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지난 4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디펜딩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사진)가 1라운드 15번 홀(파5)에서만 13타, 이름도 생소한 ‘옥튜플(octuple) 보기’로 8타를 잃었다. 가르시아는 드라이버로 322야드를 페어웨이로 날려 보냈다. 205야드를 남기고 6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서 굴러내려 연못에 빠졌다. 홀 90야드 근처에서 벌타를 받고 웨지로 친 네 번째 샷도 백 스핀으로 인해 공이 또 연못에 빠졌다. 여섯 번째, 여덟 번째, 열 번째 샷도 연못에 빠졌다. 그는 “나는 샷을 잘했다. 불행하게도 공이 멈추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가르시아가 화를 참지 못하고 물에 빠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오기를 부려 비슷한 샷을 반복했던 것 같다. 가르시아의 이런 행동은 나쁜 샷을 빨리 잊지 못하고 흥분했기 때문이리라. “망각하지 못하는 것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다”는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이 떠오른다.

골프는 정말 어려운 운동이다. 실수, 나쁜 샷을 할 때도 있다. 그러나 훌륭한 선수란 나쁜 샷을 빨리 잊는다. ‘모던 골프’의 창시자 벤 호건(미국)은 “좋은 샷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멋진 스윙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가 끊임없는 연습으로 가장 모범이 되는 스윙 자세를 개발했고, 그가 쓴 골프 교습서가 여전히 유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리학 박사·연우심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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