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美北 정상회담>文대통령 ‘비핵화 중간시점 보상’ 중재안 낸 듯

核사찰→제재완화 가능 판단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개설 등
중간보상으로 경제지원 염두

문재인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의 중재안으로 비핵화 중간 시점에 경제적 보상 카드를 적극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처럼 세분화된 단계마다 보상책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 정도의 단계는 거칠 수밖에 없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그려진 USB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건네고, 개성에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한 것은 중간 보상책으로 경제적 지원을 염두에 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4일 “미국과 북한 모두 비핵화를 길게 가져갈 수 없는 문제로 보고 프로세스를 최대한 당기려는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도 비핵화 문제를 두고 시간을 끌려는 의도는 없고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를 신속히 이행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청와대가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 대신 청와대는 북한의 조치에 대한 중간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는 그동안 “비핵화가 TV 코드 뽑듯이 단숨에 이뤄지기 어렵고, 일괄 해결 방식이라고 말한 리비아식도 결국 몇 단계를 거쳤다”고 말해 왔다. 청와대가 생각하고 있는 중재안은 압축화된 단계적 해결 방식이라고 볼 수 있는 있다.

청와대는 올해 안에 북한의 핵탄두 반출 및 핵시설 전면 사찰이 이뤄지면 미국의 평양 연락사무소 개설과 대북 경제 제재 해제 등이 보상책으로 주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등을 통해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과정을 북한이 착실히 이행할 경우 우선 경제 제재 해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핵우산 문제까지 포함해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핵우산·전략자산 전개가 미·북 사이에 논의되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을 바꿨다. 판문점 선언에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담긴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같은 말을 하면서 미·북 논의 테이블에 핵우산 및 전략자산 전개 중지가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