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美北 정상회담>美, 민간기업 對北투자 허용 시사… 제재 해제 ‘특별법’ 통과돼야 가능

행정명령 철회 의회동의 필수
유엔 결의안 해제도 선행돼야

13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 때 미국 민간 기업의 북한 투자를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혀 북한의 비핵화 확인 시 대북 제재 조치의 잇따른 해제가 예상되고 있다.

대북 제재와 관련해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은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으로 미국의 대외 정책이나 국가 안보 등 목표에 위협이 되는 활동에 대한 경제 무역제재를 관리하고 집행한다. 이 기관에 해외 투자 금지를 지시하는 법안은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의회의 법령이다. 미국은 1994년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발효된 12938호를 시작으로 대북 제재를 시작했다.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승인한 행정명령 13382호는 본격적으로 북한과 미국의 법인 및 기업이 거래를 할 수 없게 했고, 2006년의 13466호는 북한 정부의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시민의 북한 내 항공기 등록 등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의 투자가 이뤄지려면 이들 조치의 줄 이은 해제가 필요하다.

미국은 지난 2008년 행정명령 13551을 통해 북한 개인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2011~2016년 행정명령 13570호, 13687호, 13722호 등을 통해 북한 제재 수위를 높여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행정명령 13722호와 13810호로 최대 압박을 가했다. 행정명령을 철회하기 위해선 수정·폐지 권한을 가진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법령은 지난 2016년 미국은 물론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개인까지 압박할 수 있도록 한 ‘세컨더리 보이콧’, 지난해 통과시킨 ‘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H.R.1644)’ 등이 대표적이다. 법령을 피해 투자를 하기 위해선 특별 법안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대통령이 증명해야 한다.

미국과 함께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도 북한에의 투자를 방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유엔은 지난 2006년 안보리 결의 1718호를 시작으로 총 10번의 결의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결의했다. 올해 3월에는 불법 밀수에 대한 별도의 제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 본격적으로 대북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면 유엔의 결의안도 자연스럽게 철회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