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커넥션>警, 다음·네이트 압수수색… “경공모 공무원 회원 20여명”

드루킹 댓글 추가자료 확보
공무원회원 참고인 소환조사중
아이디 빌려줬는지 여부 추궁
피의자는 21명 추가 30명 달해
“보좌관에 돈주라” 드루킹 시인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구속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가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가운데 경찰관을 포함한 공무원 20여 명이 포함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댓글조작에 가담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 중이다.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네이버뿐만 아니라 다음 및 네이트 등 다른 대형 포털의 기사에도 댓글 및 추천 수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료 확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문화일보 2018년 5월 1일자 12면 참조)

드루킹은 지난 10∼11일 진행된 강제조사에서 측근에게 김경수 민주당 의원 측 한모(49) 전 보좌관에게 인사청탁의 대가로 500만 원을 건네라고 지시한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접견조사를 거부해 온 드루킹이 묵비권을 행사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김 의원 측에 500만 원 전달을 지시한 사실과 1월 17∼18일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 기사 댓글 추천수를 조작한 사실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대형 포털, 예외 없이 댓글작업=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드루킹 댓글팀이 기존에 알려진 네이버 외에 다음, 네이트 등 다른 포털사이트에서도 기사에 대한 댓글조작을 시도했는지 수사 중”이라며 “지난주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업체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며 자료를 받는 대로 분석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다음 및 네이트 등 다른 포털 사이트의 기사에서도 드루킹 댓글팀으로 추정되는 아이디의 댓글 조작 움직임이 경찰 수사망에 포착되면서 드루킹 수사가 포털업계 2인자인 다음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드루킹 댓글팀의 대선 댓글조작 의혹의 핵심 증거로 떠오른 ‘초뽀 USB’와 같은 비밀 USB가 경공모 측에 30여 개가 더 있다는 진술이 경찰 조사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USB는 암호화된 보안 USB로, 경공모 고위 회원들만 소유하고 있으며 댓글 작업을 위한 일종의 허가증 같은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 30명으로 늘어=경찰은 이와 별도로 경공모 회원 21명을 피의자로 추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공모 회원 21명을 추가로 입건해서 약 30명을 피의자로 수사하고 있으며, 지난 10일에는 1월 17∼18일 사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댓글 공감 클릭을 조작한 범죄 사실을 추가로 확인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서울청장은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경찰은 드루킹 관련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추가 입건된 회원에 대한 소환 조사 및 정치후원금 등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자료보존 조치=경찰은 또 드루킹 댓글팀이 2017년 대선 전부터 댓글 조작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사 2만여 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지난 10일 집행했으며 네이버에 자료보존 조치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경공모 핵심회원인 김모(필명 초뽀) 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일명 ‘초뽀 USB’를 확보했으며, 이 안에서 2016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댓글조작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9만1000여 건의 기사 목록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약 2만 건은 대선 이전에 게시된 기사로 알려졌으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추천 조작이 이뤄졌을 경우 드루킹 일당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댓글조작을 한 것이 돼 큰 파장이 예상된다.

경찰은 이 자료가 넘어오는 대로 기사의 로그기록 및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 등에 대해 분석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앞서 네이버에 보존 조치를 요청했던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의심 기사 7만973건에 대한 자료보존을 완료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