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후보 지원유세 대신 민생 행보…왜?

失政부각 통해 지지 결집 복안
일각선 “후보들 洪과 거리두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주간의 지역 순회 결의대회를 마치고 14일부터는 민생 현장 행보에 돌입했다.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정을 꼬집어 6·13지방선거를 치른다는 복안이지만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 지원 유세 요청을 거의 하지 않아 홍 대표의 ‘나 홀로’ 선거 운동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공원에서 소상공인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졸속 인상을 규탄한다. 행사 직전에는 여의도 당사에서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문재인케어 허구성 규명 및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 모색’이란 주제로 정책 간담회를 하고 문재인 정부의 복지 정책 실정을 지적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 유세가 시작되는 31일 이전까지 민생 현장을 찾아 서민과 중소 상공인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지난 1년간 정책 실정을 알려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후보자들이 홍 대표의 지원을 꺼리고 있다” “지원요청이 없자 나 홀로 선거운동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간의 막말 논란과 지지부진한 제1 야당의 현실 등 때문에 홍 대표의 등장이 지원이 아니라 감표 요인이 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부산·경남(PK) 지역의 한 캠프 관계자는 “당 대표가 한창 지역을 누빌 때이지만 홍 대표의 지원유세가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홍 대표의 지원유세를 요청하는 곳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달 말까지 지역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당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TK)에서도 한국당 로고를 뺀 조끼를 입고 유세하는 모습이 곳곳에 포착되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한국당에 대한 실망감과 남북정상회담 성공으로 TK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며 “재선, 3선에 도전하는 후보들은 당을 떠나 개인 이름을 부각하는 선거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