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민간인 납치 문제 해결 전제 북·일 정상회담 의향 내비쳐

“민간인 납치에 대해 일본 독자 노력으로 해결해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일 정상회담에 나설 뜻을 공식적으로 내비쳤다.

14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한 아베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의원의 질문에 “북·일이 납치자 문제에 대해 서로 대화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간인 납치 문제 해결이란 단서를 달며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이지만 현재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양국 간 정상회담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민간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정부를 통해 북한에 입장을 전달해 왔다. 하지만 이날 그는 “일본의 독자적 노력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향후 북·일 정상회담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납치자 문제를 제기할 방침을 전했다. 북한 비핵화 원칙에 대해 아베 총리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달성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베 총리가 국회에 나와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최근 북한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반도 외교전에서 ‘일본 패싱’ 논란이 이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오는 23~25일 외부에 공개 예정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 취재를 두고도 일본 언론을 초청하지 않는 등 일본과 거리를 두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