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지원센터 ‘친구랑’ 36명 전원 검정고시 합격

여지훈 군 “꿈에 더 가까워져”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꼬리표를 극복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제가 꾸고 있는 꿈에 더 가까워지고 있어요.”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7일 실시한 올해 첫 서울 초중고 검정고시에 전체 5277명이 응시해 76.6%인 4044명이 합격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시교육청이 운영하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친구랑’의 학습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청소년 36명 전원이 이번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올해를 포함해 2014년 9월부터 ‘친구랑’의 도움을 받아 합격한 학교 밖 청소년은 204명에 달한다. 최고령 합격자는 중졸 시험에 합격한 김모(82) 씨였다. 최연소 합격자는 오모(14) 군으로 또래 친구들보다 이른 나이에 대입 자격을 얻었다. 초졸 시험에선 부부가 나란히 합격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합격증서 수여식에 나온 여지훈(19) 군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고교 2학년 때 자퇴를 결심한 후 ‘학교 밖 청소년’으로 불렸다”며 “계속 학업의 끈을 놓지 않고 노력한 끝에 고졸 시험에 합격해 자랑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여 군이 자퇴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학교 밖에서 꿈을 더 빨리 이룰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베트남에서 사업가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며 “정해진 제도의 틀 안에서 친구들처럼 3년 동안 공부해 수능시험을 보고 대학에 진학해 취직하는 길보다는 학교 밖에서 제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