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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16일(水)
교권추락, 이대로 방치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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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종 사회부 부장

지난해 5월 A 초등학교. 수업 중 떠드는 5학년 학생에게 담임 여교사가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줬다.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다. “수업과 관련된 말만 하는 건데 뭘 그러냐”며 노려보기까지 했다. 이를 나무라자 “너”라고 소리치며 달려들어 얼굴, 입 주변을 2차례나 때렸다. 여교사가 도움을 청하려고 집어 든 내선전화기까지 뽑아 던지는 등 난장판을 만들었다. 여교사는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타박상과 치아에 금이 가는 상해를 입었고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최근 이를 포함해 펴낸 보고서를 보면 오늘날 교단의 현실, 교권(敎權) 추락의 적나라한 실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게 된다. 지난 2007년 204건이었던 교권침해 공식 상담 사례는 지난해 508건으로 10년 새 250%로 늘었다. 피해 유형도 수업방해, 폭언·폭설, 폭행, 성희롱, 명예훼손, 교육권 침해 등 다양하다. 이는 사실상 빙산의 일각이다. 교육부의 2013∼2017년 기간 교권침해 건수를 보면 무려 1만8211건에 달한다. 낯모르는 이한테 불시에 폭행, 위협을 받아도 정신적 고통을 헤아리기 어려운데 학교의 제자, 학부모라면 사정은 더 복잡해진다. 교사의 자율적인 수업 진행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복도 쪽으로는 심지어 창문조차 내지 않는 독일이나 학교 밖에서도 교사가 학생 규율을 바로잡도록 제도를 도입한 영국의 세심함과 우리의 현실을 견주면 답답할 뿐이다.

지난 2016년 9월 전격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도 역설적으로 교사의 자긍심, 자존감을 크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캔 커피 제공 위반’ ‘초코파이 생일 케이크 금지’ 논란 등에서 알 수 있듯 연중 수고한 스승에 대한 소소한 감사의 표시마저 차단했다. 사제지정(師弟之情)이 표류하는 느낌이다. 오죽하면 교사들이 스승의 날 폐지 서명운동을 벌이겠는가. 스승의 날이 ‘마음이 불편하고 괴로운 날이다. 스승을 공경한다는 스승의 날 제정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법정기념일이기 때문에 마지못해 행사를 치른다’(교사노동조합연맹)는 평가가 괜한 불만이 아닐 터이다. 경기 지역의 A 교사는 “교사의 권한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데 쏟아지는 교육부, 일선 교육청의 행정 공문에 매달리다 보면 퇴근이 저녁 9시, 10시가 되기 일쑤”라며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운다”고 했다. 교육 관료들에게 탁상을 떠나 벽지학교부터 들러 교단의 현실을 찬찬히 짚어보라고 권고하고 싶다.

교권은 일방적 권리가 아니라 ‘선순환’의 개념이다.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자긍심, 명예 개념과 함께 학생 학습권 보호 개념이 포함돼 있다. 그래서 교육계는 “교원의 자존심이 떨어지면 이는 곧 교육력 약화로 이어진다”고 토로한다. 스승의 날에 즈음해서나 일회성으로 교단의 현실을 되짚어 보곤 재차 망각할 게 아니라, 국회에 발의된 교원지위법, 학교폭력예방법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처리를 고민하고 교원이 예우받는 풍토의 마련과 의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저출산·고령화로 학령인구는 줄고 교육의 질(質) 제고에 더 노력해야 할 시점에서 핵심 주체에 대한 처우가 이러하니 갈 길이 아득하다.

horizon@
e-mail 이민종 기자 / 사회부 / 부장 이민종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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