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또 文정부 우롱한 北…맥스선더 훈련 차질 없이 계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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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8-05-1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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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고위급회담이 10시간도 남지 않은 한밤중에 북한이 돌연 철회한 것은 문재인 정부 길들이기 전술의 일환이다. 대화에 조급해하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최대한 안달 내게 한 뒤 날짜를 잡고, 남측이 환호하는 순간 취소하는 행태는 여러 번 반복됐다. 지난 4월 4일로 예정됐던 정상회담 실무회담은 전날 늦은 오후에 ‘하루 연기’를 통보했고, 지난 1월엔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때도 같은 일이 벌어졌지만 설명은 없었다. 2000년 6월 정상회담 당시에도 그랬다.

이번 고위급회담 연기는 남측을 우롱하는 행태와 다름없다. 북한 주장대로 ‘맥스선더’ 훈련이 문제라면, 지난 11일 훈련 시작 이전에 입장을 밝히고 회담 날짜도 잡지 말았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 훈련 일정과 내용은 이미 알려진 것이다. 백 보 양보해 뒤늦게 문제점을 인식했다면, 남북 채널로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는 게 최소한의 예의다. 새벽 0시30분에 통보하고, 새벽 3시에 관영 매체를 통해 비난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문 정부를 우습게 보기 때문이다.

북한 주장은 사리에도 맞지 않는 억지다.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했으나, 한·미 공군이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방어적 훈련이다. 올해도 11일부터 오는 25일까지 한·미 양국 전투기들이 레드팀과 블루팀으로 나눠 모의 교전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훈련에는 F-22 스텔스 전투기 8대가 새롭게 참가하는데, 이것도 처음은 아니다. 그리고 새로운 첨단 자산의 훈련 참여는 어느 나라 경우든 당연한 것이고, 북한이 문제 삼을 대상이 아니다.

북한이 판을 깰 것 같지는 않다. 북한 발표를 보더라도 한·미를 향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 “차후 태도를 지켜볼 것” 등의 표현이 있다. 정작 심각한 문제는 4·27 판문점 선언의 ‘일체의 적대행위 전면 중지’의 내용이다. 확대 해석하면 모든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 조항 합의도 성급한 것이었지만, 그런 식으로 해석돼선 안 된다. 기존의 군사훈련은 차질 없이 계속해야 한다. 맥스선더 훈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점에서, B-52 폭격기의 훈련 불참 가능성 등이 대두되는 것은 북한 전술이 통했음을 보여주는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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