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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16일(水)
탈북자 존중 않는 정책은 反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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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이 있은 이후, 통일이 성큼 눈앞에 다가온 것처럼 느끼는 국민이 많은 것 같다.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과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 이후와, 2000년과 2007년의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6·15 및 10·4 공동선언 이후와 비교할 때, 이상할 정도로 기대와 흥분이 높은 까닭은 무엇일까?

북한의 핵 개발로 인한 위협이 사라진다는 안도감 때문일 수도 있고, 오는 6월 12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가 정착될 것이라는 기대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핵 없는 한반도’라는 말 자체가 갖는 흡인력과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이 문 정부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은 아닐까? 그로 인해 트로이의 목마를 성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데 지금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들의 신변 문제가 논란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논란의 핵심은, 지난 2016년 당시 여종업원들 가운데 일부는 자유의사로 탈북한 것이 아니고, 이들이 북한으로 보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의 사실 여부는 앞으로 확인될 필요가 있을 것이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의 인권, 가족들의 생존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냐 하는 점이다. 자유의사로 탈북했든 속아서 탈북했든 이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국가는 이들을 보호해야 할 법적 책임이 있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정부가 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박근혜 정부의 선거용 기획탈북이 사실이었고, 속아서 탈북한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정부는 이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하는가? 그것이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고, 나아가 남북 화해와 통일에 밑거름이 되는 것일까? 헌법 제3조에 따라 북한지역도 대한민국 영토이며, 탈북자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은 헌법학계의 다수의견이며,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확고한 판례다. 이에 근거해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도 제정·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대한민국 국민을 북한에 보낸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그렇다면 탈북자가 아닌 국민의 북한 방문이나 이주(移住)도 제한하지 말아야 하는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과 북한에 있는 가족들의 인권이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자유의사로 왔다고 말하면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죽고, 속아서 또는 강제로 왔다고 하면 북송(北送)될 우려가 큰데 도대체 뭐라 답해야 하는가? 이미 2016년 당시에도 이런 문제가 지적됐었는데, 또다시 이들에게 이처럼 불가능한 선택을 압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동안 탈북자들은 통일 이후 남북한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최근에는 오히려 이들을 남북 교류의 걸림돌로 보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 이들을 희생시키는 것이 이른바 대의를 위하는 것일까? 도대체 무엇을 위한 남북교류, 누구를 위한 남북통일인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포기한 적화통일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처럼, 남북한의 교류와 화해가 지상 목표이고, 이를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할 수 있다는 태도도 옳지 않다. 더욱이 우리 국민인 탈북자를 도구로 이용하는 정책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진정으로 탈북 과정의 진실을 밝히고자 했다면, 이렇게 소란스럽지 않게 조용히 조사했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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