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환시장 개입내역 6개월마다 순거래액 공개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책 발표
7월부터… 1년후엔 분기마다

올해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외환 당국의 외환 순(純) 거래(총매수-총매도) 내역이 6개월 단위로 공개된다. 내년 3분기부터는 3개월 단위로 공개 주기가 짧아진다.

정부는 17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외환 당국인 외국환평형기금(통화 안정과 투기적인 외화 유출입에 따른 악영향을 막기 위해 정부가 조성한 자금)과 한국은행이 실시한 외환 거래의 총매수에서 총매도를 뺀 순 거래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의 6개월간 순 거래 내역은 해당 기간이 지난 뒤 3개월 이내에 공개된다. 내년 3분기부터는 공개 주기가 3개월로 줄어든다. 외환 순거래 내역은 한은(www.bok.or.kr) 홈페이지에 게재된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 외환 당국의 순 거래 내역은 내년 3월 말까지 한은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정부는 “주요국 사례를 참고해 외환 정책의 투명성을 국제적 수준에 맞게 제고하되,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1단계는 6개월, 2단계는 3개월 단위로 외환 순 거래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은 우리나라 외환 정책의 성숙도와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외환 순 거래 내역을 공개한다고 하더라도 외환 시장의 급격한 쏠림이 있을 때 시장안정 조치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경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번에 발표한 외환 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에 대해 미국,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사전에 협의하고 의견은 들었지만, 최종 결정은 외환시장의 안정성과 국내 외환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독자적으로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IMF와 미국은 연례 협의와 환율 보고서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 외환 시장 거래 내역을 공개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서 외환 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개하고 있다.

조해동·김만용·박민철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