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통합별관 공사 ‘낙찰 공정성 논란’ 확산

- 기재부 계약조정위, 내일 낙찰 분쟁 관련 심사

계룡건설 낙찰예정자 선정되자
탈락한 삼성물산 분쟁조정신청

예정가 넘은 입찰액·허위서류
시공평가액 미달여부 등 쟁점
업계서도 “선정에 문제 많다”

조달청 “적법한 절차” 주장에
기재부 “심사공정성 저해” 경고
재입찰·소송전 비화 가능성

낙찰과정 공정성 시비로 계약협의가 중단된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수선·증축)공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매듭짓기 위해 1차 분쟁조정위원회가 열린다. 특히 입찰에서 탈락한 삼성물산이 제기한 분쟁 조정 신청에 대해 조달청이 ‘적법 낙찰’을 주장하자, 기획재정부가 경고를 보내기도 한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계약조정위)는 18일 ‘공사 분야 소위원회’를 열어 서울 중구 한은 통합별관 공사 낙찰을 둘러싼 분쟁에 대해 심사할 예정이다.

한은 통합별관 공사 낙찰 분쟁은 조달청이 지난해 12월 낙찰예정자로 계룡건설을 선정하면서 불거졌다. 입찰에서 탈락한 삼성물산이 ‘국가계약법’ 위반과 입찰참가 자격 등을 제기하자 결국 지난 2월 계약 협의가 중단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낙찰 분쟁의 쟁점은 △예정가를 넘는 입찰금액 △시공평가액 미달 불구 입찰 △기술제안서 위반 △입찰서류 허위 여부 등이다. 삼성물산은 조달청 낙찰 예정가격(2829억 원)을 넘는 계룡건설의 입찰금액(2832억 원)이 관련 규정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사비를 예정가 보다 더 많이 써낸 업체를 선정했다는 것이다. 또 계룡건설의 정보통신공사사업 시공평가액(193억)이 조달청 입찰금액(209억)에 미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계룡건설에 유리하도록 기술제안서를 평가(위반 감점 미적용)했고, 실현 불가능한 공기 단축 제시를 무시한 것은 물론 입찰자격 제한을 어긴 입찰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에서도 한은 통합별관 낙찰에 대해 입찰 자격과 조건, 입찰 규정 등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도 낙찰예정자가 결정됐다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조달청은 지난 15일 설명자료를 통해 “공사 낙찰 기준에 예정가 보다 낮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면서 선정과정의 적법성을 거듭 주장했다. 그러자 기재부는 “분쟁 조정 심사를 앞두고 공정한 심사에 저해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기재부 계약조정위가 분쟁 조정 청구 건에 대해 기각하면 계약협의 절차가 재개되지만, 삼성물산의 소송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재입찰을 할 수도 있지만, 낙찰예정자인 계룡건설의 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

1964년 건립된 한국은행 본관과 제1별관, 제 2별관을 54년 만에 수선·증축하는 한은 통합별관 공사 낙찰을 둘러싼 분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창립 70주년인 2020년에 입주하려던 한은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는 분석이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