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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18일(金)
선수조차 주눅 들게 하는 ‘OB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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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오픈에 출전 중인 최경주가 지난 15일 한국 골프 꿈나무를 위한 동반 라운드를 마친 뒤 몇 마디 얘기를 남겼습니다. ‘달변가’ 최경주는 어린 선수들의 스윙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 원인으로 국내 골프장에 너무도 많은 아웃오브바운즈(OB) 말뚝 탓으로 결론 방향을 틀었습니다. “한국에서 자란 선수 중에는 코스 공략이 상당히 소극적인데 아마도 코스에 널려 있는 OB 말뚝 탓에 주눅이 들어 펑펑 때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반면 외국에서 자란 선수들은 설사 실수로 숲이나 건너편 홀로 공이 가도 OB가 없다 보니 그곳에서 ‘트러블 샷’으로 리커버리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두려움 없이 적극적인 샷을 많이 하는 외국 선수들이 어려서부터 창의적인 샷을 만들 기회를 갖고 기량을 끌어 올릴 수 있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최경주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국내 골프장에는 너무도 많은 흰색의 OB 말뚝을 코스에 박아놓은 게 사실입니다. 굳이 이유를 묻자면 산악지형 코스가 많은 게 첫 원인이겠죠. 하지만 골프장의 ‘숨은 계산’도 흰 말뚝이 많아진 데 한몫했습니다. 흰 말뚝이 수익성과 비례한다고 믿는 골프장 오너가 많은 것 같습니다. 흰 말뚝을 촘촘히 박을수록 경기 진행이 빨라져 내장객을 한 팀이라도 더 받기에 결과적으로 경영 수익을 높인다는 얘기죠. 그래서 심하다 싶을 정도로 흰 말뚝이 즐비합니다. 페어웨이를 벗어난 1m 밖, 카트 도로 안쪽, 경사지 맨 위도 아닌 아랫부분, 심지어 워터해저드 앞까지 흰 말뚝을 박아놓은 곳도 있습니다.

OB는 규칙상 코스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경계선입니다. OB 말뚝은 골프발상지 영국이 아니라 미국의 설계가 찰스 맥도널드가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는 슬라이스가 자주 나자 승부욕이 넘쳐 페어웨이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쉽게, 왼쪽은 옥수수밭으로 만들었고, 훗날 왼쪽을 아예 플레이 금지구역으로 정해 OB 말뚝을 박아놓았습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로컬 룰에는 ‘공은 있는 그대로 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합니다. 올드코스에서는 유일하게 17번 홀 티잉 그라운드 옆 호텔 담장을 OB 구역으로 정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18번 홀 페어웨이를 가르는 콘크리트 도로에 떨어져도 구제를 받지 못하고 클럽이 망가질 각오로 그대로 쳐야만 합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아마 한국에서 투어를 뛰었다면 몇 승이나 올렸을까요. 티샷 정확도가 형편없는 우즈로선 ‘OB 천국’ 한국에서는 골프로 꽃을 피우기는 고사하고, 골프를 진작에 그만뒀을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OB 공포로 ‘드라이버 입스’라는 고질병에서 헤어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mschoi@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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