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교육감 독주속 서울·인천 보수끼리 고소·고발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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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참여 안했는데 후보공표”
곽일천, 박선영 등 4명 고소

“경선 규칙 초안 외부에 유출”
인천 고승의, 최순자 檢 고발

오는 6월에 치러질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단일화 경선 후 출마 선언까지 마친 보수 진영에서 경선 결과를 둘러싸고 후보 간 고소와 흑색선전 등 재분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진보·중도 진영 후보들이 공약 가다듬기에 나선 가운데, 보수 진영에서는 사실상 후보들이 난립하는 ‘각개전투’가 예상되면서 내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전교조 적폐 청산’을 외치며 출마를 선언한 박선영 예비후보(동국대 교수) 측은 18일 “일부 후보가 경선 과정에 승복하지 못하거나 ‘친동성애 성향’ 같은 근거 없는 ‘흠집 내기’를 펼치고 있다”며 “다른 진영 후보에 맞서 본선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금은 보수 진영이 결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앞서 보수 진영 예비후보의 단일화 무효를 주장한 곽일천 예비후보(전 서울디지텍고 교장)는 허위사실공표와 명예훼손 혐의로 박선영 예비후보와 후보 단일화 추진기구인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의 공동대표 4명을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곽 예비후보는 “모든 후보가 참여하지 않은 경선에서 추대한 후보를 ‘보수 단일 후보’로 지칭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250조에 따라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며 “단일화 기구의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모바일 투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는 최명복 후보(한반도네트워크 이사장)와 함께 여론조사를 통한 재경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전날 ‘서울시 보수교육감 후보 단일화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한 사기극이 있었던 단일화 경선을 다시 시행해 보수 진영이 결집해야 한다”며 곽 예비후보 측 주장을 두둔하고 나선 바 있다.

이 같은 분열 양상은 진보 진영 후보의 단일화 과정과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진보 진영 경선에 출마한 이성대 후보는 지난 11일 “경선 결과 발표 당일 투표인 수보다 42명이 많은 모바일 선거인 수에 대해 이의 제기를 검토했으나, 서버 검증 결과 의도적이지 않은 오류로 밝혀졌으며 잘 마무리된 경선 결과를 흔쾌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2014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에도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경선에 나섰던 후보가 “이번 경선은 총체적으로 불공정과 부실이었다”고 글을 올리며 이의를 제기했다가 경선 결과를 수용하고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바 있다.

인천시교육감 선거에서도 보수진영의 고승의 예비후보가 같은 진영의 최순자 예비후보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사실상 단일화가 무산됐다. 고승의 후보 캠프 측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 혐의로 최 후보를 지난 16일 인천지검에 고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고 후보 측은 “두 후보는 단일화 논의를 통해 경선시행규칙을 만들고 비밀 유지를 하기로 했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경선 문건 초안을 최 후보가 외부에 유출한 것은 고 후보를 비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고발은 앞서 두 후보가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던 중 경선시행규칙을 담은 문건 초안이 유출되면서 빚어졌다. 유출된 문건에는 경선 승리 후보가 패배 후보의 선거 비용을 승계하는 조항이 담겼다. 이를 두고 최 후보 측은 ‘돈으로 후보를 매수하려 한다’며 고 후보 측을 비방했고, 고 후보 측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해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인천 = 지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