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 앞두고… ‘옥중편지’ 날아들자 더 커지는 ‘특검 異見’

드루킹 ‘폭로’ 파문

특검규모·기간·대상 협의 난항
野입장 힘실릴 가능성 배제못해
한국 “성역없는 수사 가능해야”
바른미래 “면죄부 특검은 안돼”

민주 “범법자 주장 어떻게 믿나”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핵심 피의자로 지목돼 구속된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가 18일 옥중 편지를 통해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1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었던 특별검사법안 처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 규모와 수사 범위 등을 놓고 대치해 온 여야가 합의점을 찾기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은 이날 김 씨의 옥중 폭로 내용이 공개되자 “성역없는 수사가 이뤄지는 특검을 꾸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옥중 편지 전문에는 청와대와 민주당이 그동안 왜 특검을 반대했고, 합의 이후에도 수사 대상, 특검 규모, 특검 기간에 집착했는지 이유가 그대로 나와 있다”며 “민주주의를 유린한 불법 댓글 공작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방법은 성역없는 특검뿐”이라고 밝혔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면죄부를 주는 특검을 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이나 김경수 후보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도 수사를 못 한다는 조문을 특검법안에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반면 김 후보 측이 김 씨의 폭로 내용에 대해 “정치브로커의 황당한 소설”이라고 일축한 데다 민주당도 “범법행위로 구속된 사람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고 거들고 있어, 여야가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 관계자는 “평행선만 달리던 여야 협상에서 야당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버틸 경우 협상은 더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법안과 함께 처리하기로 한 추경안 역시 입장 차가 여전하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추경안 18일 처리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추경은 대부분 신규 사업인데, 이런 걸 모두 심사를 생략하고 한다는 건 민주당이 너무 오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원안 통과를 원하고 있지만 야당은 청년 일자리와 무관한 선심성 사업이 많다며 대대적 삭감을 주장하고 나섰다.

특검과 추경 모두 각론 합의에 진통을 겪으며 이날 본회의 처리가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동시 처리에 합의했던 협상 당사자들은 ‘이날 본회의 처리 원칙은 변함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권에서도 “오늘 본회의는 힘들 것 같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검 처리가 늦어지는 것을 반대하는 야당과 추경을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여당의 입장이 맞물려 있어 막판 극적 합의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