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기관 56곳 작년 저공해車 1대도 안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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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개 기관 구매실적 조사

검찰청 2년간 실적 전혀 없어
의무구매비율 50%‘유명무실’
“미세먼지 스스로 외면” 비판

검찰청·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행정기관들이 대기오염을 덜어주는 저공해 자동차 구매를 등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차량을 구매한 수도권 행정·공공기관 중 저공해 자동차 구매 실적이 전혀 없는 기관이 56개에 달했다. 매년 국민이 고농도 미세먼지에 시달리는데도, 정작 정부기관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환경부 수도권대기환경청이 지난해 수도권에서 자동차를 새로 구매한 169개 행정·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저공해 자동차 구매 실적’을 조사한 결과, 자동차를 5대 이상 구매하면서 저공해 자동차를 단 한 대도 선택하지 않은 정부기관은 검찰청·경기도교육청·서울시 송파구청·중앙선거관리위원회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검찰청은 지난 2년 동안 저공해 자동차 구매 실적이 전혀 없었다. 그나마 2015년 11대 중 저공해 자동차 2대를 구매하는 데 그쳤다. 대기환경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8대 중 저공해 자동차가 절반인 4대였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우체국물류지원단·코레일네트웍스·주택관리공단·한국가스기술공사 등이 자동차 5대 이상을 구매하면서 저공해 자동차 구매 비율은 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 중 업무 특성상 저공해 자동차에 포함되지 않는 화물트럭이나 특수차량을 구매해 성적이 저조한 곳도 있다. 경찰청의 경우 지난해 680대를 새로 구매했지만, 그중 저공해 자동차는 5대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 결과, 차량 구매기관 중 구매의무비율 달성 기관은 71개 기관(42.0%)으로 전년도(29.1%·46개소)보다 12.9%포인트 증가했다. 환경부는 저공해 자동차 보급확대를 위해 내년까지 의무구매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상향 조정하고, 구매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2019년부터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구매비율을 채우지 못해 과태료를 부과받는 기관은 여러 측면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저공해 자동차 구매비율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합리적인 제도 운용을 위해 최근 관련 법을 개정하고, 경찰·소방 등 특수업무를 맡는 기관들은 의무구매 기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찰·소방에서 사용하는 특수차량은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