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11.22 목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21일(月)
警 ‘수사권’ 스스로 걷어찼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김상협 사회부장

13번째 특검이 시작된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첫 특검이다. 드루킹(49·김동원 씨)의 댓글 조작 사건 역시 특검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궤도를 밟아왔다. 역대 특검을 보면, 사건 은폐·축소가 제1의 원인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권력 개입 의혹은 동전의 양면이다. 수사 당국은 살아 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고, 이런 생리를 모르지 않는 권력은 치밀하게 상황을 관리하면서 방향을 유도하는 식이다. 숨어 있던 권력층 인사가 하나둘씩 등장하는 양태도 비슷하다.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연루 의혹에 이어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무대에 등장했다. 대선 전 송 비서관이 드루킹을 4번이나 만났다는 게 민정수석실의 조사 결과다. 청와대는 “부적절성이 없다”는 이유로 조사를 마쳤다지만, 송 비서관의 역할에 대한 의혹이나 자리의 성격을 볼 때 예고된 파장은 이만저만한 수준을 넘어선다.

상황이 이런데도 21일 현재까지 경찰 수사 결과만 놓고 보면 역대 특검 대상 중 최악이다. 지난 3월 21일 느릅나무 출판사 압수수색으로 본격 수사 국면에 돌입한 지 2개월이 되는 현재까지 제대로 밝혀낸 바는 거의 없다. 범죄 혐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처리 방향을 놓고 좌고우면했다. 수사의 ABC가 무시되는 정도를 넘어 노골적이다 싶을 만큼 눈치 보기로 일관했다. 수사 기간 내내 경찰은 말 이외에 수사 의지를 드러낸 적도 없고, 스스로 수사를 망치면서 남 탓만 일삼았다. 오죽했으면 검찰이 혀를 찰 정도로 엉터리 수사였다. 드루킹 일당의 핵심 멤버 7∼8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주소와 차량번호 등 대상물을 잘못 기재했다. 그러잖아도 진행 중이던 드루킹 측의 증거인멸을 더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경찰이 검찰의 보완지휘를 받고도 서둘러 영장을 보완한 뒤 재청구하는 과정을 제때 밟지 않은 점은 더 수상하다. 몇 안 되는 경찰의 핵심 증거물 확보는 우발적이었다. 경찰로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불운’이라 여기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이 사이 핵심 증거물인 킹크랩 서버는 복구 불가능한 지경이 됐다.

만약 경찰이 정권 눈치를 안 보고, 뒤늦게라도 의지를 갖고 ABC에 기반해 정상적으로 수사를 벌였다고 가정해보자. 드루킹과 김 전 의원, 핵심 측근들의 통화 내역 및 비밀대화방 메시지를 통한 댓글 조작 지시·보고 여부, 인사청탁과 실제 청와대 인사 발표에 즈음해 오간 통화 횟수 및 메시지 내용, 댓글조작 대상 기사들의 리스트와 댓글 내용의 방향, 네이버 뉴스 코너 ‘메인 확보’ 여부를 포함한 활동 성과가 기록된 문서파일 등 다수의 스모킹건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들 증거자료의 분석을 통해 아직까지 헤매고 있는 커넥션 수사 방향이 상당 정도 바로잡혔음이 분명하다. 불필요한 의혹 논쟁도 벌어지지 않았을 게다. 현재의 정국 혼란에 경찰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특검이 본격 활동하기까지 길어야 한 달이 채 안 되는 상황에서 경찰이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이를 부인한다면, 경찰은 어느 사건도 제대로 처리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셈밖에 안 된다. 마지막 기회를 놓친다면 경찰은 최소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에는 수사권 독립을 말할 자격도, 염치도 없다.

jupiter@munhwa.com
e-mail 김상협 기자 / 사회부 / 부장 김상협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이 여자는 불륜녀”…아파트에 비방 유인물 300장
▶ “조합원자녀 등 40명 채용”… 민노총노조 ‘세습리스트’ 확..
▶ ‘전 증권사 부사장 골프장 성행위 동영상’ 지라시 수사
▶ 정녕, 마흔아홉살의 여우란 말인가
▶ 국민연금으로 노후생계 가능 지역 강남 3구·울산 4개구뿐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아파트 주차장에서 한 여성을 불륜녀라고 비방하는 내용의 유인물 300장을 뿌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이 벌금형을 선..
mark정녕, 마흔아홉살의 여우란 말인가
mark비명직후 끊긴 112전화…노래주점 악랄 성폭행범 검거
‘전 증권사 부사장 골프장 성행위 동영상’ 지라시 수..
UAE서 이별통보 애인 살해뒤 ‘인육요리’ 엽기 범죄
한국인 최초 인터폴 총재 탄생…김종양 전 경기경..
line
special news 유승준, 11년만의 신보 발매 무산될 듯…“유통사..
싸늘한 여론 여전…새 유통사 찾아야 해 22일 발매 어려울 듯 미국 시민권 취득에 따른 병역 기피 논란으..

line
“조합원자녀 등 40명 채용”… 민노총노조 ‘세습리스..
민주노총 총파업 9만여명 참가…박근혜 정부 때보..
정읍 농장서 남녀 숨진 채 발견…“극단적 선택 추정..
photo_news
[단독]‘도시어부’ 23일 녹화 전면 취소…제주도..
photo_news
기울기 감소한 ‘피사의 사탑’…“17년간 4㎝ 바..
line
[세종이 펼친 ‘진짜 정치’]
illust
“수양산 백이숙제처럼 살아라”… 야심 큰 차남에 首陽大君 호..
[인터넷 유머]
mark결혼 이혼 재혼의 법칙! mark돈벌이도 가지가지
topnew_title
number 돌체앤가바나 디자이너 “중국은 똥 같은 나..
‘JSA 귀순’ 오청성 “산케이 ‘한국군’ 보도는 ..
국민연금으로 노후생계 가능 지역 강남 3구..
페이스북, ‘어린 신부’ 경매로 또 거센 비난받..
프레디 머큐리, 남진과 나훈아
hot_photo
국회 떠나는 이재명 경기지사
hot_photo
국내 최고 수령·감정가 ‘천종산삼..
hot_photo
유빈, 5개월만에 솔로앨범 ‘#TUS..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