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미세먼지 대응 점검해보니… 노인시설 최하

마스크·상비약 구비 등 낙제점
문자 예·경보는 어린이집 꼴찌

정부가 건강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지난해 배포한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이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는지 확인한 결과, 노인요양시설이 최하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요양시설은 평가 항목 8개 중 1개만 만점을 받는 등 미세먼지 관련 대응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환경부의 ‘2018년 상반기 민감계층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 현장 적용상황 확인결과 보고서’(비공개)에 따르면, 노인요양시설은 총점 92.6점으로 어린이집·유치원·초중고 등 6개 기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 3월부터 전국 17개 시·도 102개소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노인요양시설은 만점을 받은 ‘보호자 비상연락망 구축’ 항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항목에서 최하위에 그쳤다.

특히 비상시 조기 사망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민감·고위험군 대상자 파악’ ‘전파·결과보고 체계 숙지’ ‘마스크·상비약 구비’는 다른 항목에 비해 가장 큰 편차로 낙제점을 받았다.

어린이집은 ‘예·경보 알림 문자 신청’ 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어린이집 3만9640곳 중 실내공기질법의 적용을 받는 곳은 총면적 등의 기준에 따라 13.9%(5536곳)에 불과해 어린이집이 미세먼지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도별로 경기·울산·인천·충북은 만점을 받았고, 충남(83.3점), 서울(92.5점), 전남(95점)은 하위권에 속했다. 시설별로는 초등학교(99.2점), 유치원(98.1점), 중학교(97.9점), 어린이집(97.8점), 고등학교(96.5점) 순이었다.

항목별로는 전파·결과보고 체계 숙지(95.1점), 예·경보 알림 문자 신청(95.1점), 마스크·상비약 구비(94.6점) 등이 개선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는 “올해 상반기 현장 확인 결과 평균 97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1.9점 하락했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교육부·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통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