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면서 더 큰 울림 남긴 회장님…어제 ‘화담숲’ 인근에 수목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편히 쉬세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22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가운데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영정사진을 들고 운구차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운구는 구 회장을 오랜 기간 보필했던 비서진들이 맡았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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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마지막 길이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재벌 총수로는 전례 없이 간소한 가족장과 수목장(樹木葬)을 택했고, 고인의 됨됨이를 보여주는 미담들은 묵직한 메시지를 남겼다.

구 회장의 장례식은 22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의 ‘화담숲’ 인근에서 수목장으로 엄수됐다. 장남인 구광모 상무를 비롯한 유족들이 고인이 아끼던 나무 아래 유해를 묻었다. 이는 고인의 유지에 따른 결정이다. 수목장은 화장한 뼛가루를 나무뿌리 밑에 묻는 자연 친화적 장례다. 넓은 묘터나 비석, 봉분 등 인공 구조물 없이 나무에 식별만 남기는 방식이다. 생전 구 회장은 “국토가 묘지로 잠식돼 안타깝다”며 매장 중심 장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앞서 발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유족과 친지들은 오전 8시부터 발인제를 비공개로 진행한 뒤, 운구를 위해 장례식장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이후 8시 30분쯤 유족들이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운구하는 과정이 3분 가량 공개됐다. 이날 영정은 구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들었다. 운구는 구 회장을 오랫동안 보필한 전 비서진들이 맡았다. 구 상무가 천천히 그 뒤를 따랐다. 그 뒤로는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구본준 LG 부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 등이 뒤따랐다. 눈물을 훔치는 이들이 많았다. 해외출장 중에 급히 귀국한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 범LG가 인사들도 대부분 발인식에 참석해 구 회장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LG그룹 부회장단 6명도 구 회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