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419만개·韓 8100개… 재생에너지 일자리창출 아직 멀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 주도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힘입어 최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의 민간 투자 등이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환경 파괴 및 발전시설 주변 주민 반발 그리고 부진한 일자리 창출력 등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자료사진

-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발표 6개월…어떻게 변했나

재생에너지 민간투자 큰폭 증가
다양한 형태의 국민참여형 추진
공단·발전社 업무협약으로 윈윈

일부 사업자 무분별 임야 훼손
패널 설치 가능 농지價는 껑충

지난해 11월 말 정부가 혁신성장 전략회의를 통해 ‘재생에너지 3020을 통한 에너지 신산업 혁신성장 추진전략’이 발표된 이후 태양광·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통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공개된 후 각종 규제 완화,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도(RPS) 개선 및 인센티브 부여 등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발전시설도 팽창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정부의 지원을 노린 사업자들로 인해 태양광 발전 사업 등에선 환경파괴·투기 열풍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에너지신산업 분야 일자리 창출도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도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좀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란 지적도 나온다.

23일 정부 및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7일 ‘2018년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8대 선도사업 중 하나인 에너지신산업 성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주재 혁신성장 전략회의 이후 6개월 동안 재생에너지 분야의 민간 투자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투자 인센티브 확대와 발전시설 설치규제 완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1분기 재생에너지 보급실적은 1.19GW를 기록해 전년 동기(0.47GW) 대비 2.5배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에너지저장장치도(ESS)도 301MWh를 보급해 지난해보다 5.3배로 증가했다. 여기에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의 규모화와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국민참여형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주민이 지분을 투자해 장기간 발전시설에서 나오는 수익을 공유하는 형태다. 또 재생에너지의 입지규제 완화 및 사업성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했다. 수상태양광 및 건축물 옥상의 개발행위 허가기준을 완화했고, 농업진흥구역 내 설치 시 건축물 제한을 폐지했다. 농업인의 태양광 사업 시 농지보전부담금을 50% 감면하는 한편, 자가용 태양광의 상계처리 시 현금 정산 허용을 위한 소규모 전력거래 지침도 개정했다. 최근에는 태양광발전에 대해 조례로 규제를 가했던 지자체들도 이 같은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동참하며 이격거리 규제 등을 대폭 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에너지 관련 공기업과 발전 공기업들도 에너지신산업 분야 육성 등을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개별 혹은 공동 추진 중이다. 석탄 화력발전을 대체할 재생에너지 분야를 사업의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기 위해 발전 공기업들은 대규모 프로젝트 발굴 등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너지공단과 남부발전은 재생에너지·에너지신사업 분야 산업육성 및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발맞춰 재생에너지 사업이 단기간에 붐을 일으키고 있지만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몇몇 사업자가 무분별하게 임야를 훼손하는 사례가 나타나는가 하면 태양광 패널 구조물 설치가 가능한 농지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는 투기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은 “중앙정부 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기초단체 행정이 재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분야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더욱 신장시키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재생에너지 분야 일자리 창출능력이 가장 뛰어난 곳은 중국(419만 개 창출)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8100개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국내 일자리 통계 집계가 제조업만을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 같은 숫자가 나온 것이라고 IRENA의 통계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풍력 자재 제조뿐만 아니라 시공·관리 분야까지 면밀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이 분야의 일자리 창출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정부가 제대로 고민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실제로 태양광 발전량 1GW에만 2만 명의 일자리가 유지된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