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닷 북>작은 화분도 숲이 되네… 집안을 초록으로 물들이는 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정원 조경 레시피 85’ ‘분재 그림책’

자신의 일상 공간 안에 식물을 배치하는 식물 인테리어, 인도어 가드닝(Indoor Gardening)이 유행이다. 도시 생활 속에서 조금이라도 자연을 가까이하고픈 마음이 만든 문화다. 이런 마음인 이들을 위해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많은 이의 로망인 자신의 집을 지어, 그 속에 정원을 가꾸려는 이들을 위한 ‘아름다운 정원 조경 레시피 85’(한스미디어). 또 한 권은 마당 없는 대부분의 도시인이 작은 화분 안에서 대자연을 느끼게 하는 ‘분재 그림책’(벤치워머스)이다.

‘아름다운 정원 조경 레시피 85’는 일본 조경 전문가 오기노 도시야가 자신의 조경 철학을 실제 사례로 정리한 책이다. 새로운 주거 공간을 마련하거나 주택을 설계하려는 이들이 정원 조경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썼다고 한다. 저자는 “조경은 거리를 다시 숲으로 돌려놓는 작업”이라며 그저 비싼 수목을 심는 것만이 조경이 아니라고 한다. 이웃집에 정원이 있거나, 담 너머 공원의 나무나 가로수 혹은 저 멀리 산의 능선이 보인다면 이 모든 경치를 창문을 통해 보이게 하는 것도 훌륭한 조경이라는 것이다. 문 주변에 작은 정원을 만들고 같은 종류의 식물을 심어 바깥 경치와 연결하는 것도 좋은 조경이다. 책은 형식과 이론에 얽매이지 않고 주거 공간을 자연으로 기분 좋게 감싸는 방법과 정원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으로서의 건축을 제안한다. 수목과 화초 등 식물 배치법, 녹음을 멋지게 즐기기 위한 주택 건축, 정원에서 아웃 도어 리빙을 즐기는 법, 정원 장식 연출과 디테일, 정원 조성 후 관리법까지 담았다.

‘분재 그림책’은 어린 시절 원예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조경사가 된 저자 오노 야요이가 유년기 추억을 되살려 쓴 분재 입문 그림책이다. 당나라 시대 분경(그릇 위에 돌이나 모래, 이끼 등의 식물을 배치해 자연 풍경을 재현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분재는 헤이안 시대(794~1185) 귀족 취미로 각광 받다 에도 시대(1603~1867)에 이르러 서민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하지만 고가인 데다 접근하기 쉽지 않은 탓에 일반인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문화로 여겨졌으나 최근 인도어 가드닝 문화 속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뉴욕, 파리, 도쿄(東京) 등에는 요즘 쉽고 저렴하게 즐기는 분재 문화가 유행이라고 한다. 이런 흐름 속에 나온 책은 할아버지와 손녀의 대화 형식을 통해 분재의 기본부터 고난도 기술과 손쉽게 즐기는 아이디어, 또 개인에 맞는 분재 선택법 등을 쉽게 알려준다. 가장 대중적인 느티나무로 분재를 만드는 실습 꼭지를 통해 화분 만들기부터 흙 만들기, 계절별 가꾸기 등을 배울 수 있다. 책을 보다 보면 나도 분재에 도전해 볼까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집 안에 분재가 있으면 매일 숲속이라고 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