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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23일(水)
‘문고리’ 몰락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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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조사팀장

‘권력은 문고리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문고리 권력’은 최고 권력자의 각별한 신임을 받는 인물들로, 막강한 힘을 갖는다. 주로 대통령의 집사 역할을 하는 청와대 총무비서관이나, 집무실 바로 앞의 이른바 ‘전실(前室)’에 앉아 일정을 관리하는 부속실 비서관 등이 전형적이다. 그래도 과거에는 부통령, 장관, 실장 등의 고위직 ‘타이틀’을 달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직급과 무관한 경우가 많아졌다. 이들은 수시로 독대하고, 휴가에도 동행하며 대통령의 눈과 귀를 장악한다. 대부분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그런 역할을 해왔기에 정상적 위계질서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말로는 대부분 불행했다. 이승만 정권 때의 이기붕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박정희 정권 때 이후락, 차지철, 김재규 또한 비참한 운명을 맞았다. 전두환 정권 때는 대통령 경호실장과 국가안전기획부장을 지낸 장세동이 대표적으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둘렀다. 노태우 정권 때는 박철언 정무장관이 위세를 떨쳤다.

요즘 형태의 문고리 권력이 권력의 문민화와 함께 시작된 것은 역설적이다. 김영삼 정권 시절 장학로 제1부속실장, 홍인길 총무수석을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김대중 정권 때 이수동 집사, 노무현 정권 때 양길승 제1부속실장·최도술·정상문 총무비서관 등도 끝이 안 좋았다. 이명박 정권의 김희중 제1부속실장과 김백준 총무기획관도 이 전 대통령의 정계 입문 때부터 수행 비서와 집사를 했다. 박근혜 정권 시절 정호성·안봉근·이재만 비서관이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고, 최순실 씨는 ‘문고리 중의 문고리’로 국정을 농단했다. 직제상 비서실장의 통제를 받게 되어 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정권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배경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문고리 권력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총무비서관에 기획재정부 출신인 이정도 비서관을 임명하고, 집무실도 비서동에 마련했다. 그러나 ‘드루킹’ 김동원 씨의 여론조작 사건에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연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고리 권력의 폐해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도 그 발단은 문고리 권력에서 시작됐다. 곧 발족할 특검이 어떤 진실을 어느 정도 밝혀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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