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드루킹수사 ‘이철성 패싱’ 논란

송인배 소개 등 잇단 보고 누락
‘서울청, 靑과 직접교감’ 의혹도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이 ‘이철성 패싱’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사건에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등 청와대 핵심 인사들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 관련 내용을 이철성 경찰청장이 보고받지 못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청와대의 입김이 서울청으로 직접 행사되고 있다는 의혹이다.

23일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 청장에 대한 서울청의 보고 누락은 수차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 청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송 비서관이 드루킹과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소개해줬으며, 드루킹을 4차례에 걸쳐 만나 200만 원의 사례금을 받은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17일 진행한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에 대한 구치소 접견조사에서 송 비서관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달 초 드루킹의 측근 김모(필명 초뽀) 주거지에서 댓글 작업 기사 목록, 김 전 의원에 대한 후원 내역 등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확보했을 때도 이를 이 청장에게 곧바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인 바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초뽀 USB’를 확보했을 때 문화일보 보도(5월 8일자 1면 참조)가 나온 뒤에야 이 청장에게 뒤늦게 보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 송 비서관이 드루킹과 텔레그램을 통해 수차례 대화를 나눈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이 이미 오래전 양측의 접촉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이주민 서울청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으로 김 전 의원과 함께 근무한 사실이 문제가 된 바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이주민 청장의)수사를 믿을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댓글 및 추천 수 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사에서 댓글 추천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1.65초의 균일한 클릭 간격을 다수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