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회담>日 고노 외무상도 訪美… ‘美·北회담 정보 공유’ 공조

요미우리·교도통신·NHK 등
“트럼프, 연기 시사” 집중 보도

일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는 등 회담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미국 정부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성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미·북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3일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고 연기될 수 있다”고 발언한 내용을 중심으로 보도하며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교도(共同)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 언급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였던 ‘비핵화 약속’에 대한 의심이 정권 내에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분석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공영방송인 NHK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북한이 ‘일방적 핵 포기 강요 시 미·북 회담 재고려’ 방침을 밝힌 것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이날 “양국 정상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인 비핵화 조치에 따른 단계적 제재 완화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분명한 반대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한국과 미국 사이의 공조체제를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를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최근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맥스선더)에 대한 비판을 가하며 미·북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해 왔다.

북한이 앞서 미·북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강경한 반응을 내비치자 일본 정부는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당초 고노 장관은 2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마치고 남미 국가들을 순방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변경해 미국을 방문해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과 공조를 취하는 모습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