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안 처리 또 맞붙은 국회… 與 “내일 상정” 野 “철회하라”

민주당 “헌법 절차에 따라야”
한국당 “민생법안 처리 영향”
野 3당 “초당적 동력 살려야”

24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정부 개헌안을 표결할지 여부를 놓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정대로 본회의에 개헌안을 상정·처리해야 한다는 방침인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자진 철회할 것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24일) 본회의는 헌법 절차에 따라 국회의장이 소집한 만큼 이를 거부하거나 출석하지 않는 것은 헌법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24일 본회의를 열고 (개헌안을 표결하고) 28일 본회의에서 판문점 선언 지지 결의안 등 합의한 의안을 처리해 5월 국회를 마무리하자”고 말했다.

반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은) 하나 마나 한 정부 개헌안 표결 처리 결과를 두고 또다시 국민께 ‘국회가 개헌안을 걷어찼다’고 호소할 것 아니냐”며 “오는 6월 30일까지 예정된 시한 동안 국민 개헌안을 마련할 테니 대통령께서 발의한 개헌안을 스스로 철회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개헌 연대’를 꾸리고 공동 행보를 하고 있는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의 대표·원내대표 등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개헌안 철회를 주장했다. 이들은 “국회가 ‘드루킹 특검법’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라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내며 정상화되고, 민생과 개혁 입법에 매진하고 있는 지금이 초당적 개헌 논의의 동력을 살려낼 기회”라며 “대통령 개헌안 때문에 다시 정쟁의 늪으로 되돌아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개헌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되려면 재적의원(282명)의 3분의 2(192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만큼 한국당(113명) 만으로도 개헌 저지선이 확보된 상태다. 이 때문에 야당은 “여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야당을 ‘호헌 세력’으로 몰기 위해 안될 게 뻔한 표결을 강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야 4당은 24일 여당 단독으로 본회의가 열리더라도 불참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야가 합의한 28일 본회의 성사도 불투명해졌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여당이 24일 본회의를 강행할 경우 2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연·이은지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