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새 核협정 요구 하루만에 이란 추가 제재 ‘고삐’

혁명수비대연계 5명 자산 동결
이란 즉각 반발 대책마련 나서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탈퇴한 미국이 우라늄 농축 중단, 시리아 철군 등 한층 강화된 내용의 새 핵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나선 지 하루 만에 추가제재에 나서며 대이란 제재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란은 즉각 반발하며 핵협정에 잔류한 유럽연합(EU), 중국 등과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의 압박 가속화로 합의점이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2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이란인 5명을 제재하고 미국 내 자산동결 및 미국 기업과의 거래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날 제재 대상에 오른 5명 가운데 4명은 예멘의 시아파 반군 세력인 후티 반군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IRGC를 통해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미사일 공격 관련 기술지원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명은 IRGC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다.

이번 제재는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탈퇴를 발표한 이후 5번째이자 21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강화된 조건을 내걸며 새 핵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나선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추가 제재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 등 한층 까다로워진 12개 요구를 담은 새 핵협정 체결을 제안하고 거부할 경우 역대 최고로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의 새 핵협정 체결 제안을 곧바로 거절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12가지 조건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지금 세계는 미국이 세계를 위해 결정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란은 40년간 미국의 제재를 버텨 온 ‘저항 경제’와 함께 핵협정 유지를 선언하고 나선 EU, 중국, 러시아 등과 경제협력을 통해 미국의 제재를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을 제외한 핵협정 서명 6개국은 이란의 요청에 따라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국 탈퇴에 따른 후속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